동료 주민들과 제로웨이스트 아파트에 도전한다!
동료 주민들과 제로웨이스트 아파트에 도전한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1.21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2022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18개 실행의제 소개

이 기사는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 천안아산신문의 협업으로 작성된 기사이며, 주민주도 지역문제해결 프로세스인 2022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실행의제를 소개하고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박한 분리배출, 지구를 아끼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줄여요!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당신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지겠어? 아이와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분리배출을 가르치는 저에게 남편이 건네는 말을 들으면 맥이 빠지더라고요.”

누구나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매주 섭취하는 시대. 넘쳐나는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불안감 속에 막상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조차 비춰볼 거울이 마땅치 않다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에 대한 거대한 논의는 일상에서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 넘쳐나는 쓰레기, 수시로 바뀌고 까다로워지는 분리배출 기준, 선뜻 써보기 어려운 제로웨이스트 아이템에 대한 고민. 나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동료 시민들과 함께 풀어나가 보자는 마음으로 아산지역 한 아파트 지역 주민이 모였다.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분리수거 하기에 쉽도록 장소와 운영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아산시 시설관리공단 자료에 의하면 아파트 지역의 분리배출 생활자원 성상분석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리배출 정도를 나타낸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용물이 제대로 헹구어지지 않거나 라벨이 제거되지 않고 찌그러뜨리지 않은 채 배출된 페트병이 산더미 같다. 종이박스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나무를 살릴 수 있는 문제와 직결되는 자원이다. 이를 위해 우선 테이프와 택배 송장 등이 제대로 제거되어 접착면이 없어야 한다. 또한, 부피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막연히 왜 안 하는가, 질문을 던지기보다 직접 우리 지역을 살펴보고 나의 가정부터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 위해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지원으로 함께그린협동조합이 주도하여 아산시 모 아파트 단지에서 대대적인 실험이 진행 중이다.

“아니, 어른들은 왜 막 버려요?”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함께그린협동조합의 이지연 이사장의 마음을 울렸던 한 아이의 말이다. 분리배출과 자원순환에 대해 강화된 학교 교육 과정에서 누구보다 정확한 기준을 익히고 있는 시민들은 아이들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 가정까지 닿지 않으면서 이러한 교육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11월 10일 늦은 저녁,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동료 주민들과 모여 다시 분리수거를 했다. 500kg을 담을 수 있는 PET 전용 배출 자루에는 온갖 종류의 플라스틱이 무분별하게 담겨 있었다. 이날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함께 폐플라스틱 배출 자루를 다시 점검하고, 잘못 분리된 자원을 분류해냈다. 일일이 분리수거장에 모인 페트병에 라벨을 떼고 압축을 했다. 그대로 자원순환센터로 보내진다면 결국 그곳 근로자들이 손목에 파스를 붙여가며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누구인지 모를 이웃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기보다, 왜 이렇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기로 방향성을 설정한 날이기도 했다.

익명의 주민들이 사회적 규칙에 따라 분리 배출된 장소에서 “분리배출의 실질적 시행률을 높일 방법”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 진행된다면, 또 다른 하나의 실험은 내 가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쓰레기를 제대로 바라보고 줄여나가는 일이다. 알뜰신분 프로젝트팀은 온라인으로 천안아산지역 주민들을 우선 대상으로 본 활동에 동참할 시민들을 모집했다. 막연하기만 한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우리 집 쓰레기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라는 전제하에 40여 명의 시민이 동참하고 있다. 지자체 경계를 넘어 참여자를 모집한 이유는 환경 문제는 어느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 경계를 넘어 쓰레기와 환경 문제를 둘러싼 실천 공동체의 가능성, 정책적 공통점 및 차이점 발견, 동료 주민들과 생활 쓰레기를 줄일 고민을 공유하고 확산하려는 방법이었다. 현재 알쓸신분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루동안 발생한 쓰레기를 모은다.

▶쓰레기를 펼쳐두고 각 쓰레기의 발생 이유와 줄일 방법을 생각해 본다.

▶사진을 찍고 종류별 중량을 달아본다.

▶반복 실천하며 쓰레기를 줄여나간다!

알뜰신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하루 동안 발생한 쓰레기를 모아보니 의외로 양이 많았고, 또 줄일 수 있는 쓰레기도 정확히 알게 됐다는 반응들 외에도, 가족이 함께 모여 하루를 돌아보며 공동의 관심사를 갖고 대화를 나누어 보는 일을 통해 가족애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반응 등 활동에 의미와 보람, 즐거움을 찾고 있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말로 표현하려다 보면 사실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보면 구멍이 많기도 하다. 환경, 쓰레기 줄이기, 지속가능한 생활방식, 이러한 주제들이 특히 그렇다. 알뜰신분 프로젝트는 대충 알고 있던 지식을 성실하게 일상으로 옮겨보는 프로젝트다. 한 사람의 변화가 가족의 변화로 이어지고, 아파트 단지, 마을, 도시, 그리고 우리 일상의 문화로 퍼지기를 기대하는 프로젝트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아침에 이불 개는 작은 것부터 제대로 이루면서 하루를 시작하라!”라는 어느 군인의 말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지구를 살피고 싶으면, 매일 밤 내 쓰레기통부터 점검해 보자!

문의: 041-574-9897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글: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김규희 사무국장, 함께그린협동조합 이지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