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의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 모두 안심할 수 있을까?
지역 축제의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 모두 안심할 수 있을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1.0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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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나 전시회 등 실내 공간에서 개최되는 다중이용시설은 행사 주최자나 기획자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경호 및 안내요원 등을 촘촘히 배치하여 세심하게 행사를 치른다. 

이에 비하면 지역 축제는 몇 명이 올지 사전 예측이 어렵고, 전년도 추세로 금년도에는 몇 명 정도가 올 것이라는 예상만 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회의나 전시회와 같이 사전 등록비 지급 및 사전 예약이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것이 지역 축제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축제가 개최될 때 두 가지 매뉴얼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또한 그대로 작동되어야만 한다.

첫째는 위기관리(Risk management)매뉴얼로 확인하며, 측정하고, 회피 또는 위기 완화, 이동, 공유 및 위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발 계획(Contingency plan)인데, 위기 발생 시 취해야 할 단계별 조치를 이행하는 계획이다.

두 가지의 차이점은 위기관리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것이라면, 우발 계획은 사건 발생 시 이행해야 할 각종 단계 및 수단을 준비해 놓는 일이다. 따라서 우발 계획은 종종 위기관리의 한 요소로 보는 견해도 있다.

2021년 행정 안전부가 만들어 배포한 ‘지역 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은 126페이지 분량으로 위기관리 및 우발계획이 상세하고 비교적 쉽게 설명된 지역 축제 위기관리 지침서이다. 다중이 참가하는 지역 축제는 늘 참가자 관리에 관한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일시에 몰려오고, 일시에 몰려나가는 현상이 늘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축제에는 주최, 주관사가 있기 마련이다. 주최는 전체 행사를 감독하고 기획하는 기관이다. 주관은 행사 전체 내용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운영하는 기관이다. 후원은 각종 재무적, 물적 지원을 제공한 기관과 업체들이 포함된다.

지역 축제가 마이스(MICE) 행사와 다른 점은 마이스 행사가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각종 회의나 세미나, 전시회를 개최하는 비즈니스의 연속인 반면, 지역 축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며 행사 내내 음주가 가능한 이벤트라는 것이다. 따라서 늘 각종 사고가 중간에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개최되는 모든 행사는 늘 폴리스라인(Police line)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참가자의 이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국도 대부분 많은 경찰 인력이 동원되어 주로 도로의 교통 통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주최, 주관사가 없는 지역 축제이다. 이럴 경우 치밀한 위기관리 대응책을 세울 주체는 누가 되는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주최, 주관사가 없는 지역 축제는 한국에서는 각 지자체가 허가해서 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중이 참가하면 분명히 긴급 환자도 있을 것이고, 각종 사고로 다칠 수도 있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행정 안전부의 전국 문화축제 표준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 현재 전국의 문화축제는 1,067개가 등록되어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작은 축제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답게 전국에서 개최되는 지역 축제도 치밀하고, 차별화되게 기획하고, 참가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지역 문화 축제 위기관리 매뉴얼을 각 지자체마다 수립하여 정확하게 실천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지역 축제 위기관리 매뉴얼은 상존하나 엄격하게 실천하지 않는 것이 늘 문제이다.

*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현장형 관광·마이스 마케팅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