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천안 관광 마케팅의 시작점은 CVB설립이다!!
체계적인 천안 관광 마케팅의 시작점은 CVB설립이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0.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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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크고 작은 어느 도시를 가나 관광·MICE 마케팅 기구인 CVB가 있다. CVB란 Convention & Visitors Bureau의 약어로 도시의 관광 홍보, 관광 마케팅, 그리고 국제회의 및 각종 이벤트 유치를 전담하는 기구이다. 학문적으로는 목적지 마케팅 기구 (DMO, 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라고 부른다. 관광객 유치, MICE 행사 유치 및 정보 제공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므로 대체로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국 전체의 관광·마이스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곳은 한국관광공사(KTO)이다. 그리고 지방 자체 단체에는 지방 관광공사 또는 관광재단 형태로 설립되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광 마케팅, 장소 홍보, 회의 및 각종 이벤트 유치를 전담하고 있다. 관광에 관심이 높은 고양, 수원, 평창 등 적지 않은 기초단체에도 이러한 조직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최근 각 기초단체에서는 민간인 주도의 관광 협의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 이들에게 일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이 위탁사업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의적인 관광 마케팅 및 판촉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은 아니다.

천안지역에도 민간인 중심으로 천안 관광 협의회, 의료관광 협의회 등이 만들어져 각기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도시 마케팅, 전문적인 관광·마이스 마케팅 영역까지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트로이트 CVB 로고 (자료 제공: 디트로이트 컨벤션 뷰로)
디트로이트 CVB 로고 (자료 제공: 디트로이트 컨벤션 뷰로)

CVB의 시초는 1895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Detroit)시다. 디트로이트시는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로 포드, 크라이슬러, GMC 3대 자동차 제조업체 본부가 있는 도시이다. 비즈니스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일반 관광 수요도 증가하자 시 당국이 도시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정보 등을 조직화하고 효율적인 정보 제공을 위하여 만든 조직이다. 1895년이면 한국에서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단발령과 양력 달력을 도입한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천안에 왜 CVB가 만들어져야 하는가?

첫째, 천안의 관광 잠재력이 인구 증가와 함께 매년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방문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시간을 내어 주요 관광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광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천안에는 많은 제조업체가 몰려 있어 산업 도시로의 이미지가 강하다. 따라서 삶의 질이 높고, 문화 예술의 수준이 높은 소프트 파워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 이미지 강화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그 최전선에 관광·마이스 산업이 있다.

셋째, 충남 국제 컨벤션 센터가 2025년 천안 불당동에 들어선다. 컨벤션 센터는 시설이며, 국제회의 및 이벤트 유치는 전문 관광 마케팅 기구에 맡겨야 한다. 국제회의 산업법 시행령 제9조 및 10조에도 국제회의 전담조직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항이 규정되어 있다.

넷째, 해외 홍보를 통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이를 위하여 다양한 관광 코스 개발 및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해외의 여행상품 기획자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천안 여행상품 개발을 촉진 시켜야 한다.

다섯째, 더욱 많은 스페셜 이벤트를 기획하여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 하고, 문화 공연 관람객 유치에도 기여해야 한다. 여기에서 스페셜 이벤트란 좀 특이하고 인기 있는 종류의 이벤트를 말한다.

여섯째, 한국 관광공사는 지역 관광 마케팅 전담조직이 있는 곳을 선정하여 일정 금액의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매칭 사업으로 지자체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일곱째, 천안에 거주하는 각국에서 온 이주민 인력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핀셋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다. 한국 관광공사에서는 나라별 세부적인 관광 행태조사나 현황 조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외래 관광객 유치 시 천안 거주 이민자 인력을 통역 등 각종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고용을 촉진할 수 있고 도시의 국제화도 추진할 수 있다.

제조업 기반의 도시들의 특징은 서비스 산업을 대표하는 관광 산업을 대체로 등한시한다는 점이다. 제조업은 물량도 많고 세금 등 지방정부 재정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인 울산광역시가 최근 뒤늦게 관광·마이스 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관광·마이스 산업은 식당, 쇼핑, 각종 관광시설 등 소매업을 중심으로 한 승수효과(Multiflier effect)가 가장 높은 산업이다. 승수효과란 예를 들면, 관광객이 지출한 숙박비로 업주는 수익을 창출하고, 고용을 증대시키며, 직원 급여 지출, 그리고 지출은 각종 쇼핑, 식음료 구매 등을 하게 되는 경우인데 관광 산업은 이 순환 싸이클이 매우 크고 빠르다.

관광객 유치, 도시 이미지 홍보, 국제회의 및 전시회 유치, 각종 스페셜 이벤트 유치, 관광 정보 제공, 도시 관광 기반시설 개선 노력 등 관광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CVB가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현장 능력을 충분히 가진 젊은 관광 전문가로 구성된 CVB 운영이야말로 천안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여 천안의 서비스 산업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현장형 관광·마이스 마케팅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