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위험, 보고만 계실 건가요?
우리 곁의 위험, 보고만 계실 건가요?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1.12.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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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요금소 진·출입 구조가 정말 엉망이지요? 적응해서 그러려니 할 수 있고, 미리 대비하니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만, 생각할수록 위험하고 이상한 길입니다.

들어오는 길을 생각 해 보면 상행선과 하행선이 만나는 구간이 짧고, 차로의 길이에 비해 경로에 따라 바꿔야 하는 차선이 여럿입니다. 하이패스가 없는 차량은 요금내는 출구를 찾아야 하고, 차선을 바꾸는 중에 또 좌우로는 쌩쌩 차가 달리지요. 상행선을 타다가 입장 쪽으로 빠지려면 차선을 몇 개나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훤히 알고도 늘 긴장하게 되는 길입니다.

나가는 길도, 조금 나을 뿐이지 이상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차도에서 고속도로로 나가는 길이 있을 줄, 지역 사람 아니면 누가 알겠습니까! 램프를 돌아 대전 쪽으로 가려고 하면, 도솔광장 쪽에서 합류하는 서울 가는 차와 또 한 번 눈치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이 문제가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2013년도 중앙일보에 “[우리 동네 이 문제] 천안 톨게이트 위험천만”이라는 기사가 있네요. 애초에 이렇게 위험하게 길을 만든 것이 문제지만, 오랫동안 위험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문제입니다.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이 각자의 기량으로 위험을 피하고 있는 것이지요.

민원을 넣어봤는데 대답이 참 재미없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몇 아이디어를 제시했더니, 그 아이디어만 충실히 반박하시더라고요. 제가 고속도로 전문가도 아닌데, 그냥 불만만 말하긴 뭐해서 나름 한두 개 해결책을 고민 해 봤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만 됐습니다. 하긴, 민원에 답하신 그분이라고 별수 있을까요. 비싸고 큰일이니 뭐라고 답하실 엄두가 안 나셨을 거예요.

그럼 이제 저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1번, 유난 떨지 말고 그냥 하던 대로 집중해서 사고 내지 말고 지나다닌다. 2번, 이렇게 저렇게 서로 자꾸 이야기해서 우리의 필요를 위해 사는 “높고 힘센” 사람들이 움직이게 한다.

아무래도 저는 ‘지역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시민’을 강조하는 사람이니까, 2번이 낫겠습니다. 훗날 천안 요금소가 훨씬 안전한 길이 되면, “저거 고치는데 나도 한몫했어!” 라면서 괜히 한번 으스댈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큰 문제도 우리 문제입니다.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도 문제해결의 중요한 과정이겠지요.

충남사회혁신센터 김규희 기획운영본부장
충남사회혁신센터 김규희 기획운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