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류독감, 살충제 파동에도 끄떡없는 보리원농장의 비결
AI, 조류독감, 살충제 파동에도 끄떡없는 보리원농장의 비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7.11.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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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의 중요성 일깨우는 달걀

보리원농장 임광웅(61) 대표는 1998년부터 동물복지 방식의 양계 농장을 운영하며 새롭게 조명 받는 동물복지 사육법을 이미 20여 넌 전부터 선도해온 업체다. 처음엔 이 방식이 어렵고 생산성이 적다고 추구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당시만 해도 환경이니 건강한 먹거리니 하는 것보다 생산성 확대에만 관심이 컸던 시대였다.

임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은 지금까지 닭에 관련한 질병이 돌 때마다 한 번도 감염당한 적이 없는 청정 농장이다. 전국에서 전폐하다시피 산란계가 죽어나가고 달걀 값이 천정부지로 뛸 때 그는 여전히 안정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달걀을 공급했다. 보리원의 달걀들이 건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수식어 가득한 겉포장에 가린 달걀의 진실 =

마트에 가면 갖가지 포장에 싸여 좋은 달걀임을 강조하는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달걀을 먹으면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무엇을 먹고 자랐다, 사료에 무엇을 넣었다, 무항생제다, 산란촉진제가 없다는 등의 문구들로 주부들의 손길을 유혹한다.

그런데 화려한 포장에 넣어 공수한 그 달걀들은 왜 전염병 한 번 돌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걸까. 온갖 좋은 것은 다 먹이고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이면 무사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진실을 가린 홍보에 있다. 분명 좋은 것을 먹이고 살균처리를 거치는 등 생산 기준에 맞게 생산하고 유통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하지만 방사 또는 동물복지가 아닌 다음에는 닭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표시된 있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육안으로 감별하고 때깔로만 판단하기 쉽다.

동물복지 표시가 안 된 달걀은 케이지 사육일 확률이 높다. 케이지 양계장 A4 한 장의 위력은 대단하다. 좁은 공간에 엄청난 닭들을 사육할 수 있다. 인공조명으로 닭들이 낮과 밤을 구분하기 어렵게 해 산란율을 높인다. 모두 무정란이다. 닭들에게 철망으로 된 케이지에서 발끝으로 지탱하며 살게 한다. 스트레스가 올라간 닭들은 면역력이 떨어진다. 벌레를 물리치는 저항력도 떨어진다. 케이지 사육은 항생제와 살충제 등을 전혀 안 쓰기는 힘든 환경이다. 사료 또한 가격이 싸고 GMO 일색인 수입사료가 대부분이다. 싼 가격과 때깔을 우선하는 소비풍토에서는 생산성과 보이는 것에 주력한 생산방식을 선호하게 되므로 전염병 한 번 돌면 맥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임광웅 대표는 “닭이 옴짝달싹 못하게 좁은 곳에 가둬두면 어찌 병이 안 걸리겠나”며 “가장 중요한 건 사육방식이다. 닭을 알 낳는 기계로 키우는 사육방식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 국내산 달걀에 사육방식을 꼭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짜 건강한 닭은 약품 없이 질병 이겨낼 수 있어 =

보리원의 사육방식은 국가가 정한 동물복지 기준보다 더 까다로운 한살림 기준을 통과했다. 보다 넓은 공간에서 닭을 키운다. 바닥에는 왕겨와 흙을 깔았다. 알을 편하게 낳을 수 있는 어두운 공간도 배치했다. 방사 농장에서 암탉과 수탉이 자유로이 교미하여 유정란을 낳는다. 닭의 생리에 맞게 자랄 수 있어야 질병에 강한 닭이 된다는 것이다.

계사 바로 옆에 임 대표의 집이 있다. 집 마당에서는 계사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일반 계사는 수 킬로미터까지 악취가 번져 나와 주변 주민들 민원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보리원 농장은 근처에 가야만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 대표 집 마당 옆 밭엔 옥수수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봄 여름엔 넘쳐나는 풀을, 가을 겨울엔 직접 키운 옥수수와 우리밀을 무항생제 인증 받은 사료와 섞어 먹인다. 임 대표는 “아직은 수입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100% 국내 생산한 NON-GMO 사료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GMO의 위험성을 모른다. 대기업 손아귀에 있어 진실을 알려주는 창구가 좁기 때문이다. 특히 곡물사료는 100% 미국의 ‘카길’이라는 회사가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친환경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임 대표는 “과거 과수원 농장 당시 이미 배어버린 토양오염 때문에 친환경 농법으로 사육한 농가만 엄청난 피해를 봤다. 오로지 생산력과 효율성만 생각한 농업정책의 오래된 관행이 토양오염이라는 ‘환경 재앙’으로 돌아온 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동물복지 사육임에도 가격 저렴해 =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는 사육방식의 달걀이면 비용이 높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달걀 파동으로 값은 이미 올라버렸다. 보리원의 달걀은 닭이 건강한 사육방식임에도 가격이 저렴하다. 30개 한 판에 9000원이며 10개들이 한 줄은 3500원이다.(아산원예농협하나로마트 기준) 생산단가는 곱절 이상 비싸지만 판매가는 별 차이가 없다. 한살림과 학교급식에 공급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양계농장을 운영하며 꾸준한 고객층을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아산로컬푸드협동조합 직매장과 방축동 원예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달걀을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걀을 찾는 이유는 단백질 외 다양한 영양소는 물론,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따라 갈 식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알아야 해요. 내 몸에 들어가는 것인데 기업논리가 둘러싸인 일방적인 정보만으로 구분하고 선택하면 원치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어차피 먹어야 할 달걀이라면 동물복지 달걀을 고르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겠지요?”

위치 : 아산시 인주면 아산로 1312번길 91

문의 : 041-542-5656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