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낭독극 열공 중인 ‘불당문화창작소’ 
독서와 낭독극 열공 중인 ‘불당문화창작소’ 
  • 시민리포터 신영현
  • 승인 2020.07.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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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변신’ 등 원작 읽고 매년 낭독극 공연

벌써 3년째다.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퇴근을 마친 직장인 10여 명이 바쁜 발걸음으로 불당초 도서관에 모여든다. 
이들 대부분은 서로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지만, 도서관이나 일반 직장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나 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두루 섞여 있다. 퇴근 후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벌써 몇 년째 봄만 되면 매주 한, 두 번씩 모여 회원들이 정한 다양한 동화와 원작 소설을 읽고 낭독극을 연습하는 이들의 인연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당동 마을 사람들의 작은 소모임으로 시작 

처음에는 불당동에 거주하는 마을주민 몇몇이 모여 마을문화를 살려보자며 불당문화창작소(이하 불문창)라는 작은 동아리를 만들어 우쿨렐레 등의 마을 공연으로 시작했다. 3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독서와 미술을 통합한 낭독극을 매년 깊이 있게 공부하며 오픈강좌에 참여한 마을주민들과 매년 1, 2편의 작품을 직접 무대에 올리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교사들과 학부모가 참여해 여러 편의 동화책을 함께 읽었다. 독서와 미술, 연극 등 각 분야의 전문 강사와 매회 원작 동화에 대한 통독과 등장인물의 성격 등 심도 있는 작품분석과 삽화 그리기 등의 통합독서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전문 연극인의 지도로 한 편의 원작을 직접 낭독극으로 각색해 관내 초등학교와 경로시설 등을 방문해 공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위로’를 주제로 독서활동도 진행했다. 카프카의 변신과 피노키오 등의 작품을 읽고 다양한 작품분석과 등장인물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상황극 시연과 낭독극 공연 등도 개최했다. 독서와 실생활을 연결한 통합독서활동으로 뜻깊은 시간을 보낸 이들은 마을주민들과의 교감과 독서운동의 저변확대를 꿈꾸며 조그만 마을축제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마을에서 ‘낭독극이야기축제’ 열어

10여 명의 회원과 낭독극을 배우고 싶어 함께 참가했던 지역주민들이 모여 불당초 야외공연장에서 10월의 가을밤을 낭낭한 목소리로 별빛과 함께 물들였던 ‘불당동, 낭독 이야기를 품다’라는 2일간의 낭독극 거리축제를 연 것이다.

권향순 불문창 회장은 “화려하진 않지만 산책하기 딱 좋은 가을밤에 회원들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독서와 종합예술의 만남이라 할 수 있는 낭독극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유대감과 행복한 추억을 나눈 뜻깊은 행사였다”고 소개했다.

지난해부터 모임을 이끈 권 회장은 평생을 초등 교사와 교장으로 재직하다 재작년 정년퇴임한 교육자이다. 
올해도 불문창은 코로나로 미뤄온 정기 모임을 7월부터 재개해 몇 편의 작품을 회원들과 선정해 깊이 있는 독서활동 후 전문 연극인의 지도로 낭독극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매년 낭독극을 배우고 싶은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불당문화창작소가 올해는 또 어떤 작품을, 어떤 회원들과 만나 새롭게 멋진 낭독극으로 만들어나갈지 벌써 기대된다. 

문의: 도순복 사무국장 010-6605-6975

시민리포터 신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