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를 경제적이고 똑똑하게 바꿔주는 ‘환경제어시스템’
전기 먹는 하마를 경제적이고 똑똑하게 바꿔주는 ‘환경제어시스템’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0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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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지역 ‘작지만 클 기업’ 연재 ⑤ 벤처기업 ‘트윈’

천안아산신문 & 단국대 I-다산 LINC+사업단 공동 ‘작지만 클 기업’ 기획연재
 
우리 지역에는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있다. 우리 생활과 관련 없는 기업들로 보이지만 이들 기업의 활동과 성과는 실제로 지역 경제와 정주 여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작지만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들은 있기 마련이고 이들의 성장을 위해 지자체와 대학, 기업 관련 정부 기관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안아산신문은 천안 지역에서 이런 전도유망한 작은 기업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기사를 월 1회 연속 게재한다.

선정 기업은 단국대학교 I-다산 LINC+사업단의 조언을 받아 초기창업패키지 등을 이용한 3년 이내 창업기업, 청년사관학교 과정을 접한 40대 초반 이하 청년 창업자, 정부 과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 등을 우선 기준으로 선정했다.
<편집자 주>
 
나재훈 트윈 대표

환기 능력 탁월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인정받은 벤처기업 유망주

기업이 성장하는 비결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아이디어를 인정받고 기업을 키워나갈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면 무조건 응해야 할 터. 벤처기업 ‘트윈’은 그런 지원의 순기능을 잘 받아 기업을 키운 사례 중 하나다.

트윈이 여러 기관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건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접목한 환기 아이디어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나재훈 트윈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내가 알아서 하겠노라’ 고집부리지 않고 적절하고 다양한 지원을 받아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쏟았고 더 정밀한 환경제어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다양한 기관에서 인정한 트윈은 제네바국제발명전시회에서 축사환기팬으로 금상을 받는 등 주목받는 환경제어시스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기제어시스템
환기제어시스템

스마트 축사 통합관리 시스템으로 청정 축산 환경 조성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나재훈 대표가 매달린 연구는 환경제어. 특히 축사 환기시스템에 적용하기 좋은 환기팬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창업 준비 중 운 좋게 그는 2015년 ‘충남테크노파크 1인 창조기업 자원사업’에 선정돼 그해 10월 창업했다. 그런데 다음 해 축산농가에 환기시스템을 설치하고 테스트하던 중 그만 불이 나고 말았다.

“설치제품을 싹 다 날렸죠. 어떡해요. 손해를 감수하고 다시 시작했지요.”

사업의 변수는 늘 이렇게 의도치 않게 찾아왔다. 마침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다니던 중이었고 좋은 평가를 받은 나 대표는 2017년 추가 합격하며 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기존 축산농가 환기팬은 실로 전기 먹는 하마였지만 전기보조금을 받는 농가들은 개의치 않았다. 또 단순 환기만 해줄 뿐 온도와 적정 환기량, 악취는 제어할 수 없었다. 나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전기를 적게 먹으면서 최적의 환기와 온도를 제어해주고 냄새까지 없앨 수 있다면?”

인버터 제어 최초 적용기술은 이미 있었기에 나 대표는 전기요금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축사 유지에 알맞은 온도와 냄새 제거 등을 알아서 해줄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제어하는 똑똑한 환경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더욱이 악취가 문제인 축사에는 축산농가 전용 악취저감시스템을 별도 연구 개발해 적용했다. 친환경적으로 악취를 제거해주므로 축산농가의 악취문제 개선은 물론 주변 악취확산도 막을 수 있는 유용한 제품 시스템이다.

나 대표는 “현재도 60% 이상 악취를 제거하지만 이번 달 최종 마무리해서 90% 이상 효율이 나오게 완성할 계획이다. 매우 비싼 악취저감시스템을 우리는 저가로 공급할 수 있게 기술을 개발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악취저감테스트 중에
악취저감테스트 중에

총 6개 특허받은 환경제어시스템, 실내공기 책임진다 

트윈의 환경제어시스템 핵심 부품인 환기팬은 2017년 제너바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의 영광을 얻었고 생산기술연구원과 KTR(한국화학융합시헙연구원)과 협업해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정한 전담연구부서를 설립해 ‘스마트팜’에 등록하기에 이르렀다.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아이디어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유망기업(K-Global 300)에도 선정됐으며 대전충남지방벤처기업청 벤처부 창업우수기업 수상, 특허청의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도 받았다.

트윈이 개발한 환기팬은 축산, 화훼. 버섯재배 등 밀폐된 모든 장소에 사용할 수 있어 어디든 환기가 필요한 곳에서 온도, 환기량 조절과 전기요금 절감이 가능해 스마트팜 운영에 제격이다.

드디어 트윈은 지난해 초 첫 수출로 1억원을 수주했다. 핵심 부품 환기팬과 주요 부품들을 싱가포르에 수출했는데 이 싱가포르업체와는 제휴를 맺고 상표도 등록했다.

그동안 연구개발로 이룩한 트윈의 성과는 ‘가축사육을 위한 축사의 환경제어시스템’ ‘통합육성관리서비스 제공 시스템 서버 및 방법’ ‘스마트 전자상거래 시스템, 서버 및 방법’ 등의 특허를 등록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 환기 장치’ 등을 비롯한 특허 출원 목록도 약 20개 정도 앞둔,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환경제어시스템

스마트열풍기, 대기업 수주 일궈내 

트윈이 환기시스템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개발해 국내 판매 1억을 달성한 ‘스마트열풍기’는 열량을 스스로 계산해 온도를 맞춰주는 기능이 탑재돼있다. 저가 발열기에 발열 기능만 있다면 이 스마트열풍기는 화재를 미리 감지해 끊어주는 기능, 타이머 기능, 6가지 센서로 감지해 최적 상태 데이터값으로 환기와 발열, 가습 등을 시켜주기 때문에 온도 유지기능이 탁월하다. 그러니 에너지효율이 높을 수밖에.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했더니 개발 호조가 보였어요. 대기업에 열풍기 유량센서 제안서를 넣었는데 10억 정도 수주가 들어왔어요. 이 덕분에 새로 공장을 매입하게 됐지요. 기회는 우연처럼 오더라고요.”
나 대표는 모두 자신의 공으로 말하지 않고 “청년사관학교와 테크노파크에서 능력 좋은 기업들을 만나서 개발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피부미용 기기

일하면서 건강 중요성 절감, ‘스마트 헬스케어’ 관심 많아 

나재훈 대표는 최근 헬스케어에도 눈을 돌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매일 일하기 바빠 건강을 잘 챙기지 못했어요. 아내의 걱정이 날로 늘었고 실제로 건강도 나빠졌지요. 그래서 나처럼 바쁜 사람이 스스로 건강을 잘 챙길 수 있도록 스마트청진기를 만들고 있어요. 내 몸 챙기려고요. (웃음)”

당이나 심전도 체크가 필요하지만 자주 병원에 가기 어려운 사람도 혼자서 점검할 수 있게 만들어 문제가 생기면 알람으로 알려주는 똑똑한 청진기다. 하고 싶은 분야기에 자비연구로 진행 중이다.

나재훈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게 많다. 내가 있는 위치를 사진 찍어 보내면 정확한 위치 정보가 상대방에게 뜨도록 하는 기능을 3년 전에 개발하고 기쁨에 취했었다. 근데 시기와 조건이 안 맞으니 혼자선 상용화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옆에서 받쳐줄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대표는 “트윈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디자인 설계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만 8억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매출은 10억 이상 거뜬히 해낼 환경이 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