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되돌아가는 대입
결국 되돌아가는 대입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6.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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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대학입시제도 공론화 범위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많은 의견들이 있어왔고 그 때문에 대입특위까지 편성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론화하기로 한 내용은 수시(교과/종합)와 수능 전형 비율,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수능최저등급 폐지 이렇게 세 가지이며 나머지는 다시 교육부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이 되는 문제는 종합전형과 수능비율을 정하는 것, 더 정확히 말하면 종합전형의 비율은 축소하고 수능의 비율은 확대하겠다는 의견과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종합전형뿐 아니라 아직도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에 대학교에선 교과전형의 비중이 높기에 수시와 수능의 비율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고 결국 공론화되었습니다. 수능 절대평가 또한 지난해부터 여러 가지 이슈를 낳아오며 뜨거웠고 공론화되었습니다. 수능의 비중을 키우고 동시에 수능 절대평가를 하기 위해 수시와 수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사실상 폐지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주장해오고 있던 수능 절대평가였으나 지난해에도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과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로 1년이 미뤄져 결국 올해까지 오게 되었죠. 하지만 실효성이 없음은 여전하고 다른 적절한 대안들도 여전히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뀐다면 대학교에서는 수능을 대신할 만한 다른 방안들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것, 그렇게 되면 수능 이외에 다른 부담들이 생길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 수능의 비중 확대와는 상반되는 의견이 된다는 것이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능을 원점수로 평가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만 원점수제는 완전히 제외한 것을 보면 그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사항과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 통합이 백지화되었기 때문에 수능 절대평가도 함께 실효성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게다가 나머지 의견은 다시 교육부에게 넘겼기에 결정하기 힘든 사항들은 서로 떠넘기기만 하는 모습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이 사안들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 해왔습니다. 계속해서 내놓는 의견들이 서로 상반되는 내용들이다 보니 정말 충분히 고민한 내용들인지 의심스럽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내놓는 내용들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대입은 아무런 소득 없이 예전으로 되돌아 갈 것 같은 모습에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여러 의제들을 공론화 하고 함께 생각하는 것은 좋게 생각합니다. 수능 과목을 독단적으로 바꾸고 많은 비판을 받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게다가 매우 중요한 쟁점들이고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들이기에 많은 의견들을 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일선에 있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극단적으로는 몇몇 단체의 의견을 고집한다는 의견도 있었기에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매우 좋습니다. 물론 결정까지는 미루지 말고 정부에서 책임져야 하겠지만요. 계속해서 떠넘기는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결정까지 또 다시 미룰까봐 조금 불안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모습들이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1년 동안 정말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아무 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흔히 학생들이 말하는 ‘막 던지는’ 식의 교육 정책 발표를 해왔습니다. 현재 고1학생들과 중3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심지어는 학교 선생님까지도 도대체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우선 묵묵히 현재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만 이야기 해주었죠. 하지만 사람이기에 당연히 신경이 쓰이고 휘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그 정책들이 현재의 입시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바꾸겠다는 이야기들이었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는 결과적으론 다시 제자리인 모습을 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인기에 따른, 그리고 특정 이념에 따른 교육정책이 아닌 정말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길 바랍니다.

미스터밥 입시전략연구소
정철호 연구원
041-555-7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