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동학농민혁명 세성산전투 희생자를 기리며
제24회 동학농민혁명 세성산전투 희생자를 기리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1.22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 12일 동학농민혁명 천안기념사업회와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는 성남면 화성 2리 세성산 전투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제24회 동학농민혁명 천안 세성산 전투 희생자 위령제를 지냈다.

세성산전투 희생자 위령비
세성산전투 희생자 위령비

천안은 수도권과 영호남이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고장으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있어 김복용, 김은경, 이희인 접주가 이끄는 동학농민혁명군은 세성산에 진을 쳤다. 천안 세성산은 우금치를 넘어 한양으로 향하던 동학농민군들이 관군과 최초로 전투를 벌인 최북단 격전지였다. 1894년 동학농민군은 이 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해 1,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동면 죽계리는 동경대전(목천판)을 펴낸 곳으로 동학농민혁명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 해 봄, 1883년에 목천에서 해월 최시형 선생의 지도하에 간행된 동경대전 계미증춘판 진본이 발굴되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탁되었다. 학계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 국내 최고 판본으로 판명되었다. 최근 도올 김용옥 선생은 ‘1883년 가을에 동경대전뿐만 아니라 용담유사도 목천에서 간행되었고 그 진본이 천도교 총본부에 보관되어 있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동경대전 목천판은 문화재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세성산전투 희생자 추모 위령제
세성산전투 희생자 위령제

세성산을 동학의 성지로

풀이 눕는다 /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 드디어 울었다 / 날이 더 울다가 / 다시 누웠다 //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위 시는 김수영 시인의 ‘풀’이라는 시다. 충남교육연극협회는 김수영 시인의 시 낭독을 시작으로 ‘세성산 들풀이여! 다시 개벽의 북을 울려라’라는 낭독극을 상연했다. 위령제 참석자들은 마치 1894년 동학의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할 만큼 낭독극은 한편으로는 격렬한 감정을, 또 한편으로는 울분을 표현하였다.

충남교육연극협회의 낭독극
충남교육연극협회의 낭독극

위령제를 주관한 동학농민혁명 천안기념사업회 강대석 회장은 “우리는 이 세성산에서 스러져간 동학 영령들의 뜻을 계승함은 물론 후손들에게 전해서 우리 천안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정립해야 한다.”라며 “이곳에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동학농민혁명도서관을 세워 동학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학농민혁명 천안기념사업회 강대석 회장
동학농민혁명 천안기념사업회 강대석 회장

동학농민혁명 충남기념사업회 장명진 회장은 “최재우 선생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신분타파는 아직도 우리들의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자본에 의한 신분의 벽을 오늘날 동학 정신으로 타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학의 이념은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인내천 사상과 ‘사람을 하느님 섬기듯 섬기라’라는 사인여천이다. 최근 SPC 노동자 사망 사건과 이태원 참사 사건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두 사건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데서 발생한 인재였다. 모두가 나를 섬기듯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는 인내천 사상을 생각해 보는 위령제였다.

글 김경숙 시민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