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MICE 산업 발전은 글로벌화로 이어진다
충남 MICE 산업 발전은 글로벌화로 이어진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09.0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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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산업은 기본적으로 글로벌화를 전제로 한 산업이다. 여기에서 글로벌화(Globalization)란 금융, 제품, 기술, 정보 및 직업 등이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어 확산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1/100에 불과한 한국이 스포츠, K-문화를 통하여 전 세계에 알려지고, 삼성, LG 등의 가전제품, 모바일 제품이 전 세계 매장에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화의 덕분이다.

이러한 원산지 효과(Country of origin effect)에 힘입어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과 국제회의, 전시회 참가 객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매력적인 관광 목적지와 국제회의 목적지의 조건은 다소 차이가 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교수는 ‘장소 마케팅(Marketing Places)’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관광지와 컨벤션(회의) 도시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관광지는 기후가 좋아야 하고,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다양해야 하며, 관광 매력이 많고, 비용이 저렴해야 한다. 반면, 컨벤션 도시의 경우 숙박, 전시 및 회의 시설이 있고, 충분한 수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접근성이 우수하고, 높은 서비스 수준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관광을 순수관광(Pleasure tourism)과 상용관광(Business tourism)으로 나눈다면, MICE는 상용관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벤트이다. 주요 참가자들이 교수, 전문가, 기업체 CEO들이나 여론 주도층(Opinion leader)으로 행사 개최지의 이미지는 물론 역내 비즈니스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호주 멜버른에 본부를 둔 GaingingEdge사는 매년 전 세계 국제회의 목적지 경쟁 지표(International convention destination competitive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회의 목적지 경쟁력 요소는 회의/전시 시설, 호텔, 항공 접근성, 각종 협회 회원, 비용, 행사 개최지 매력도 등을 뽑았으며, 차별적 요소로는 물류 이동성, 해당 지역 시장의 크기, GDP 수준, 비즈니스 환경, 안전 및 안정성을 꼽았다.

캐나다와 호주 교수들이 연구한 컨벤션 장소 선정 핵심 요소들(Convention site selection factors)은 접근성, 지역사회 지원, 행사 시설, 숙박 시설, 해당 지역 문화 인문 환경 요인, 도시 이미지, 쇼핑·관광 기회와 안전성, 수익 창출 가능성 등이다.

지금 천안은 국내외 사람들이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개최할 모든 조건들을 갖추고 있을까? 천안의 글로벌 인지도는 어떠할까? 구글 (Google)에서 예전 표현인 Chonan 또는 현재 표현인 Cheonan을 검색하면, 주한미군 사령부가 있는 평택 보다 그 검색 수가 훨씬 적음을 알 수 있다.

천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지속해서 전 세계에 홍보하고, 천안의 장소 이미지를 높이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산(또는 온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삼성, 현충사 또는 온천과 같이 수초 안에 툭 튀어나오는 브랜드 요소를 브랜드 마케팅에서는TOMA(Top of Mind Awareness)라고 한다.

천안도 그런 것이 몇 개 있다. 독립기념관, 천안 호두과자, 천안 삼거리 등이다. 그러나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농촌 인구에서 도시 인구로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지금의 천안의 대표적인 브랜드 요소라고 볼 수는 없다.

컨벤션 센터가 천안 불당동에 들어서면 수많은 외국인이 전시회 참가나 국제회의 참가차 천안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들을 지역 제조업체에 방문하게 하여, 각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시찰하게 하고, 천안, 아산에 있는 각 대학과 관련 분야 R&D,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면, 천안은 외국 투자를 끌어들이고, 젊은이들이 찾고, 사업하기 좋은, 각광 받는 비즈니스 관광 도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그 시행령 제13조에 근거하여, 준비된 도시에 한하여 “ 국제회의 도시” 또는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하고 있다. 2022.9월 현재 전국에는 서울 등 11개의 국제회의 도시, 해운대 등 5개의 국제회의 복합지구가 지정되어 있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성장 도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도시 인프라가 건설되고, 시민-기업체-지방 정부가 일체가 되어, 도시를 가꾸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 도시의 매력이 증진되고, 이에 따라 투자, 수출업자, 관광객 및 컨벤션 참가객, 기업 본부, 새로운 거주자들이 대거 몰려든다.”

천안은 인구 적으로 보면, 지방의 타 도시들이 인구 감소로 고통받고 있는 데 반하여, 아직은 인구 증가 현상을 보이는 성장 도시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하며, 삶의 질이 나쁘지 않다는 증거이다. 이와 더불어 전국으로부터 편리하게 올 수 있는 곳이므로, MICE 하기 좋은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천안에는 제조업체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그런지 외국인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외국인들이 관광지도 가고, 식당을 쉽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자유로워야 한다. 따라서 세계의 공통 언어인 영어 친화적 도시(English friendly city)를 가꿀 필요가 있다. MICE산업은 영어가 기본인 언어이다.

천안과 관련한 많은 기삿거리가 영문으로 보도 자료화하여 전 세계 매체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은 구글 검색으로 전 세계 도시의 실시간 현황을 알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려면 영어 전문 외국인 홍보전문가를 영입하여, 투자, 관광, 비즈니스 등 많은 기사거리를 만들어 외국의 매체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외국 참가자들을 위한 인천 국제공항, 청주 국제공항과의 편리한 교통 연계성을 갖추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현장형 관광.마이스 마케팅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