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 건립, 천안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충남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 건립, 천안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08.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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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센터(Convention Center)란 사람들이 만나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고, 회의 또는 전시회를 전문적으로 개최하는 시설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시설을 컨벤션센터라고 부르며, 전시회 강국 독일은 메쎄(Messe), 이태리는 피에라(Fiera), 스페인에서는 피라(Fira), 그리고 영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회의 및 전시를 합친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로 부른다. 본 칼럼에는 컨벤션센터로 통일하여 표현하고자 한다.

컨벤션센터는 비즈니스 창출의 핵심 공간이며, 한 도시의 중심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비즈니스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통계청의 e-나라지표에 의하면 충청남도의 지역내 총생산(GRDP)은 114조원으로 전국 광역 단체 중 서울, 경기도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충남 전체 인구는 212만명이며, 이중 52%인 65만 8천명이 천안시에 거주하고 있다. 인접 도시인 아산의 인구 32만 4천명을 합하면 두 도시는 조만간 100만명을 넘어서는 메가 시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컨벤션 센터는 서울의 코엑스(COEX)등 14개이며, 2022년 8월 기준으로 광역단체중 컨벤션 센터가 없는 곳은 충남, 충북이 유일하다. 그러나 충북은 오성역 인근에 오송 컨벤션 센터가 건립되어 2024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충남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도 천안 불당동 일대에 2026년이면 컨벤션 센터가 완공될 예정으로 되어 있다. MICE 산업에 관한한 충남은 광역 단체중 가장 후발주자이다.

컨벤션 센터는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그 도시의 랜드마크(Landmark)이며 비즈니스 창출의 핵심 시설이다. 충남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가 완공되면 관리 감독권은 충남 도청이 갖고 있어, 천안시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센터 자체가 천안에 건립되고, 행사가 개최되고, 참가자들이 자고, 먹고, 관련 기업체를 방문하는 모든 행위는 천안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기업회의, 인센티브 관광, 학회/협회 회의 및 전시회를 나타내는 마이스(MICE)산업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이벤트이며, 일반관광 산업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관광진흥법 이외에 ‘국제회의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과 ‘전시산업 발전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2021년 충남 제조업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충남 15개 시·군에 소재한 제조업체는 총 10,927개로, 이중 천안에는 3,307개, 아산에는 2,555개가 소재하고 있다. 천안에만 충남 전체 제조업체의 30%, 천안, 아산을 합치면 53%가 소재하고 있어 컨벤션, 전시 산업 키우기 매우 좋은 입지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컨벤션센터의 최대 수혜자가 될 천안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첫째, 회의 및 전시 산업을 포괄하는 마이스 산업 육성 조례를 만들어 향후 회의 산업과 전시 산업을 성장시킬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회의 산업과 전시 산업은 자생적으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충남의 특성을 갖춘 아이템을 선정하여, 전시회를 만들어 개최하고, 충남형 국제회의를 창의적으로 기획하여, 컨벤션 센터가 개관하면, 이러한 행사들을 연중 개최해야 한다.

둘째, 회의 및 전시회를 해외나 외부에서 유치할 MICE 마케팅 전문 기구인 컨벤션 전시 뷰로(Convention&Exhibition Bureau)를 선제적으로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개관전 행사 유치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컨벤션 센터의 가동율은 급격히 떨어져, 사방에서 공격받는 애물단지로 비추어질 수 있다. 컨벤션 센터는 예술문화회관 같은 시설물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높은 고정비가 투입되야 한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만들지 못하면 도 예산에 의존해야 한다. 국제회의 유치시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에 따라, “국제회의 전담조직”이 있어야 중앙 정부로 부터의 지원금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서 국제회의 전담조직이란, 컨벤션 전시 뷰로를 말한다.

셋째, 천안, 아산 소재의 대학에 확인해보니 컨벤션, 전시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이 아직 없다. 컨벤션 센터가 건립되면 센터 운영 요원, 세일즈 마케팅 요원, 전시 기획업체 창업, 국제회의 기확업체 창업 등 많은 관련 인력 수요가 발생할텐데 이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충남 출신의 젊은이들이 이러한 MICE 고용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및 타 지방 도시의 훈련된 인력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역 연고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컨벤션, 전시회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이 지금부터라도 실시되어야 한다.

넷째, 컨벤션 센터는 2~5일간의 회의, 전시회가 개최되는 곳으로 참가자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컨벤션 센터 인근의 핵심 숙박시설인 앵커 호텔(Anchor hotel)있어야 한다. 앵커 호텔은 꼭 특 1등급 호텔일 필요는 없다. 부산 벡스코의 경우에도 관광 호텔이 아닌 일반 비니지스 호텔이 앵커호텔 역할을 하고 있다. 천안은 4개의 관광호텔이 있으며 이중 3개 호텔은 50실 규모의 작은 호텔들이다. 따라서 이 상태로 컨벤션 센터가 오픈한다면, 행사 참가자들이 아산지역 호텔에서 머물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도내 또는 시내 전시기획업체 및 국제회의 기획업체들을 육성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전시 또는 국제회의 기획업체들이 없다면, 충남 컨벤션 센터는 서울에서 또는 타 지역에서 온 MICE 업체들이 모든 행사를 도맡아 운영할 것이고, 정작 충남에서 지출되어야 하는 세금 등 경제적 이익은 이들이 가져갈 것이다.

여섯째, 마이스 산업 관리는 국제회의 산업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전시회의 경우 산업 자원부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충남형 국제회의 산업 육성 전략과 전시산업 육성 전략이 실천 가능한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천안시에만 3천3백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있고, 교통망도 편리하며, 경제 인구도 계속 증가하는 도시이므로, 타 도시에 비하여 천안의 미래 MICE 산업 전망은 매우 밝고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으로 크게 기여 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ICE 산업은 기업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현장형 관광.마이스 마케팅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