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뚫고 온 로컬푸드에 날개를 달아주자
폭염을 뚫고 온 로컬푸드에 날개를 달아주자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07.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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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천안시 불당동 능수공원 야외무대 앞에는 이른 여름 폭염을 뚫고 약 30미터의 하얀 텐트 6개가 설치되어 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천안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이 진행한 로컬푸드 판매전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은 성환, 광덕, 풍세, 태학산, 천안 인근의 농가에서 모인 싱싱한 농산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마트에서는 생산지가 어디인지 모른 채 그냥 사야만 했지만,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농부가 자신 있게 권한다는 것이 로컬푸드만의 특색. 생산자인 농부와 소비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텐트안에는 블루베리, 수박, 유정란,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밑반찬, 노각, 가지, 콩, 버섯, 마늘, 채소 등 여름을 이겨낸 다양한 농산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식탁에 바로 올릴 수 있다는 유쾌함은 식생활의 능동적인 행복임이 분명하다.

블루베리 판매 생산자인 농부는 “이건 우리 농가에서 재배한 블루베리인데, 수확기에 비가 내려 많이 따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크기가 크고 달아 맛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슈퍼푸드인 블루베리가 성환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웠지만, 비가 와서 수확을 많이 못했다는 농부의 안타까움도 함께 전달되었다.

이번에는 미니꾸러미가 눈에 띄었다. 블루베리 500g, 방울토마토 750g, 옥수수 3개 200g를 1만원에 선보였다. 꾸러미는 빨간 장바구니에 담겨 손쉽게 장을 볼 수 있게 마련된 상품이었다. 꾸러미는 금방 동이 나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앞으로도 꾸러미 농산물은 새록새록 그 품목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밑반찬 코너에는 여러 가지 장아찌 류가 있었는데, 깻잎장아찌나 고추장아찌는 이미 비닐 포장에 넣어져 3.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물론 포장을 미리 해 놓으면 손쉬운 점도 있으나, 로컬푸드의 특색을 살려 내용물을 볼 수 있는 위생적 그릇에 담아 놓고, 소비자가 직접 담아갈 용기를 가지고 와서 필요한 만큼 사가면 저탄소 배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장 대신 소비자에게 덤을 주는 인심도 얹으면 일석이조. 소비자의 불편함을 처음부터 습관화하여 로컬푸드의 특색을 살리는 것을 제안한다.

글 - 민경혜 먹거리활동가, 사진 - 유재상 먹거리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