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힘찬 연대로 차별금지법 만들겠다
더 힘찬 연대로 차별금지법 만들겠다
  • 주평탁 기자
  • 승인 2022.05.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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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입법을 촉구하며 천안시 신부동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당사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던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충남차제연)가 26일 오전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단식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충남차제연은 "2022년 평등의 봄을 쟁취하기 위한 국회 앞 46일간의 단식농성과 우리 지역의 20일 연대 농성 투쟁의 결과, 우리는 거대 양당의 실체를 똑똑히 마주하고, 이 사회에 평등을 이루기 위한 의지가 없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를 목격했다."라며 "15년 동안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차별금지법은 이제 시민들에게는 70%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법으로 대두됐으며, 그만큼 이 사회에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었다. 우리는 불평등을 비롯한 사회 갈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고, 국회가 제대로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지만 결국 정치는 이를 묵살함으로써 혐오와 차별로부터 국가가 시민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신호와 다름없다"라고 밝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 중단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 중단 기자회견

이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수순을 밟고, 대통령 취임사에서 평등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 정부여당 앞에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의석수를 가지고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견인하지 못했다."라며 "시민들이 끌어온 힘으로 법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절차인 공청회가 개최됐으나 국민의 힘은 이마저도 거부함으로써 최소한의 역할마저 저버렸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핑계 대며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 제정 계획조차 밝히지 못함으로써 법 제정에 대한 의지 없음을 확연히 드러내는 등 거대 양당은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책임을 팽개치고 권력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지방선거는 시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지 아무런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혐오와 차별에 기대어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착각과 오판이 지역에서 보이고 있다."라며 "우리는 엄중히 경고한다.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려야 하며, 예외는 없다. 성소수자든 장애인이든 누구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아야 하며, 충남학생인권조례, 충남인권기본조례는 이를 위한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책무를 규정한 것으로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근거한 것임을 밝힌다. 인권조례들은 실효성을 높여 시민이 체감하도록 오히려 개정되어야 한다. 특정 집단의 소수자 혐오를 근거로 개악이나 폐지를 시도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멈추지 않고, 동료 시민들과 연대를 통해 고르게 평등한 사회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농성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확인했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열망을 나눴다. 비록 법 제정이 되지 않았지만, 평등의 요구가 무산된 게 아니라 더 크게 나아갈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며 "사회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의 문제 앞에 차별금지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며 우리는 서로를 돌보는 동료 시민들과 더 힘찬 반차별과 인권의 연대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충남인권활동가모임 부뜰 이진숙 대표
충남인권활동가모임 부뜰 이진숙 대표

한편, 충남차제연 임푸른 대표와 충남인권활동가모임 ‘부뜰’ 이진숙 대표는 각각 17일과 21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해왔다.

단식을 중단한 임푸른 대표는 “차별금지법이 입법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단식농성을 마무리하는 게 아쉽다. 하지만 15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에서 공청회가 이뤄졌고 내용이 내실 있었다는 점, 그리고 거리 캠페인과 문화제를 통해 바닥 민심이 차별금지법을 지지하고 있음을 느꼈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로 버틸 수 있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부뜰 이진숙 대표도 “거리에서, 그리고 농성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간다운 삶, 인권이 있는 사회에서 평등은 기본값임을 동의하고 지지했다”라며 “우리는 정의를 외면하고 지연하는 국회의 시간을 평등한 시민의 시간으로 바꿀 것이다. 더 많은 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법이 제정되도록 만들고자 한다.”라는 결의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