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변비의 원인과 치료
만성 변비의 원인과 치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3.1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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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변비다.

국내에서도 변비에 대한 정의는 계속 논의되고 여러 번에 걸쳐 정의가 개정되어 왔다. 최근의 국내 변비에 대한 정의는 2016년 제안된 로마기준 IV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기준에서는 배변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 딱딱하고 덩어리진 변을 보는 경우, 대변의 불완전 배출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 항문이나 직장의 폐쇄감을 느끼는 경우, 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수조작이 필요한 경우,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인 경우 등 6가지 중에서 2가지 이상을 만족하면서 묽은 변이 거의 없는 경우를 기능성 변비로 정의한다. 실제로 변비의 유병률은 높은 편이어서, 문헌에 따르면 인구의 12~19%까지 보고되고 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그리고 노인층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변비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원인에 따라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눈다.

일차성 변비는 서행성 변비, 즉 장운동 기능이 떨어져 장내 통과 시간이 긴 경우와 정상 통과 시간을 갖는 출구 폐쇄형 변비 등으로 세분해 볼 수 있다. 또한 장 폐쇄와 같은 다른 원인이 없는지 감별하기 위해 대장 내시경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차성 변비는 아주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 고칼슘 혈증 등 대사성 질환 ▷ 아밀로이드 증 등과 같은 근육질환 ▷ 파킨슨병이나 다발성 경화증, 척수질환 같은 신경계 질환 ▷ 항콜린제, 마약성 진통제, 철분제제와 같은 약물 등이다.

변비를 위한 치료 방법에는 생활습관 변화 및 약물 치료법이 있다.

변비를 위한 생활습관 변화로는 첫째, 충분한 식사량 및 수분섭취를 들 수 있다. 대변의 약 70%는 수분으로,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변내 수분이 장으로 흡수된다. 간혹 배변량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적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식사량이 줄면 대변양이 같이 줄기 때문에 오히려 변비가 악화되기도 한다.

둘째로 규칙적인 배변습관과 운동 및 복부 마사지 등을 시행한다. 걷기 운동 등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되고 이는 심장과 폐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배변 등 신체 리듬을 바르게 한다. 대변이 진행되는 방향대로 오른쪽 아랫배에서 시계 방향으로 배를 마사지 해주는 것도 변의 배출에 도움을 준다. 심한 스트레스도 변비의 유발 원인이 되므로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기상 이후 혹은 식사 전후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가는 습관은 변비의 해결에 중요하다. 또한 배변 시 발을 들거나 낮은 변기를 사용하는 것도 변의 원활한 배출에 도움을 준다.

셋째로 식이섬유의 보충을 들 수 있다. 식이섬유는 과일류 채소류 곡물류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섬유질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다. 몇몇 과일이나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현미나 밀 겨울 등의 통곡물에 많고, 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장관의 이동과 분비를 촉진한다.

이러한 생활습관의 변화로 호전이 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많이 사용하는 약제로 부피형성 하제가 있는데, 이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 세균에 의해서도 잘 분해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차전자피, 해초, 한천, 폴리카보필, 메틸 셀룰로오즈 유도체 등이 있다. 부피형성 하제로 잘 치료되지 않거나 혹은 증상에 따라 삼투성 완화제의 사용도 고려한다. 삼투성 완화제란 삼투성의 활성 이온이나 분자가 장관에 흡수되지 않고 수분을 장내에 저류시켜 배변을 용이하게 만드는 원리이다. 인산염이나 마그네슘염을 사용하는 염류성 완화제와 비흡수성 다당류 등을 사용하는 고삼투성 완화제 등이 있다.

위의 약제에 반응이 없으면 자극성 완화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장의 점막, 신경총을 자극해 장운동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지속적인 사용 시 장점막의 흑색증이나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로 인한 고알도스테론 혈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그 외에도 제4형 세로토닌 수용체, 제2형 염소통로 작용제 및 linaclotide와 같은 최신 약물들이 연구 중이거나 혹은 시판될 예정에 있다.

SG삼성조은병원 소화기내과

김지연 과장

전) 인하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전) 인천 나사렛 국제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전) 강북삼성병원 서울검진센터 임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