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기반으로 의료와 돌봄의 마을공동체를 만들자
신뢰를 기반으로 의료와 돌봄의 마을공동체를 만들자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1.10.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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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불당동 가문비나무아래 책방에서는 천안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천안의료사협준비모임이 준비한 ‘마을의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의 저자 권성실 원장을 초청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권성실 원장은 안성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의료협동조합을 만들어 지내온 이야기, 마을을 만들어 함께 사는 이야기를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책으로 펴냈다.

‘무리들 속에서 딴짓하는 놈들의 즐거움’이라는 문구가 생각난다며 소감을 밝힌 김종수 천안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안성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 권성실원장(왼쪽)
안성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 권성실원장(왼쪽)

안성의료생협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안성의료협동조합은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공동으로 소유, 민주적으로 운영하며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통하여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합원과 함께하는 보건, 복지, 마을 만들기 활동을 통하여 지역주민과 조합원의 건강 증진 및 건강한 지역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이러한 사명을 항상 가슴에 간직하며 지내려고 노력한다.

기존의 의사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 동기는?

대학 시절 기독학생회에서 농촌으로 의료봉사활동을 다녔다. 공동체성을 유지하면서 의사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던 차에 마을청년회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감동하였다. 그래서 그분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병원을 만들었다. 농민들은 돈이 아닌 환자를 위해 진료하는 믿을 수 있는 가족같이 편한 주치의를 원했다.

건강하다는 것의 의미는 ?

건강이란 아픔을 중심에 두고 자기를 극복하는 힘이다. 건강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고 의료인은 조력자이고 안내자이다. 건강의 조건은 생활습관, 환경, 제도, 사회적 요인으로 형성된다. 건강문제는 개인의 책임이 아닌 지역, 공동의 문제로 풀어나가야 한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가정의학은 나이, 성별, 질병의 종류에 구애됨이 없이 가족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의학의 한 분야다. 지속적인 의료는 환자와 의사 관계에서 일회적인 관계가 아닌, 건강문제에 관해 오랜 기간을 걸쳐 주치의로서 지속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 신뢰감이 제일 중요하다. 가족의 주치의로 관계를 맺고 마을에서 살아가고 싶다. 요즘은 함께 일할 젊은 의사를 구하기 힘들다. 후배 의사들이 이러한 뜻에 동참하여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의료 공동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혼자 사는 70대 여성이 다리를 다치자 그 동네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 가는 대신 그분 집에 모여 밥을 해 먹고 놀기도 하면서 부축하면서 치료하는 시간을 함께하는 모습에서 이것이 건강한 지역 공동체구나 느꼈다. 어떤 사람에게는 건강한 음식과 운동이, 친구가 약이기도 하다.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왕진, 요양보호사, 가정보호사가 필요하다. 장애를 입어 방과 화장실 높은 문턱이 힘겨운 사람에게는 문턱을 낮춰주는 누군가가 의사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의료협동조합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사가 되어 주자’고 한다.

북콘서트에 참여한 최호성 약선한의원 원장은 “안성의료사협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 장애인 주치의제도나 방문 진료 등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이제는 조직의 힘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진행한 천안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장동순 센터장은 “이후 의료사협을 고민하고 배우는 아카데미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차분히 준비해나가면서 만들어 나가보자”라고 제안하였다.

‘건강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가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의 주치의로 내가 사는 마을에서 함께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