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팥에 유산균 넣은 건강 빵? ‘팥거리 이야기’가 만들어요! 
국산 팥에 유산균 넣은 건강 빵? ‘팥거리 이야기’가 만들어요!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1.07.1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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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맛있는 빵 저렴하게 판매하는 계룡시 ‘팥거리협동조합’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로에는 ‘팥거리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팥거리 이야기’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 길 이름도 팥거리인 데다 팥으로 만든 빵이 주력상품인 것을 보면 이곳은 팥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팥거리에는 태조 이성계와 얽힌 이야기가 전해온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기 전, 천하의 길지로 꼽고 1년 동안 대궐 공사를 했던 곳이 지금의 신도안이다. 이때 인부들의 허기를 달래준 음식이 팥죽, 콩죽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두마면은 오래전부터 팥과 콩, 녹두가 유명한 지역이다. 팥거리협동조합(이하 팥거리)은 지역의 특산물인 팥을 이용해 맛있는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협동조합이자 마을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팥거리 이야기 베이커리 카페 외관
팥거리 이야기 베이커리 카페 외관

꾸준하게 유지해온 협동조합, 숨은 노력 켜켜이 

팥거리는 2015년 8월 협동조합을 창립했으며 그해 11월 팥거리 이야기 카페를 오픈했다. 그 이전 2013년경 마을회관을 새로 지었다. 도시 미관을 살리는 새 도로에 편입되면서 건물을 새로 지어야만 했던 것. 계룡시 지원을 받아 3층짜리 건물을 지었고 2층은 경로당, 3층은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마을회관은 법적으로 임대가 불가능했다. 1층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다가 마을의 대표작물인 팥을 이용한 먹거리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벌써 7년째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합과 카페를 잘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협동조합 창립부터 카페 오픈까지 실상을 들여다보면 힘들지 않은 과정이 없었다.

마을 이장을 겸하고 있는 황태자(57) 팥거리 대표는 “조합원들이 마을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이 팥도 삶고 일을 하시지만 아무래도 내가 할 일이 많았다. 가게 오픈하면서 많이 아팠고 힘들었다. 하지만 마을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 대충할 수 없어서 열심히 했다. 지금도 할 일이 많지만 기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랬다. 황 대표는 당일 인터뷰 전에도 계룡시에서 추진하는 ‘사랑의 냉장고’에 마을기업 이름으로 채워줄 불고기를 만들고 오느라 땀을 흘리며 카페로 왔다.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아 거의 혼자 하지만 황 대표는 그런 봉사가 좋고 계속할 생각이란다. 

팥거리 이야기 대표상품 국산팥빵
팥거리 이야기 대표상품 국산팥빵
팥거리 이야기 대표상품 양갱.
팥거리 이야기 대표상품 양갱.
왼쪽 위부터 망고양갱, 호박양갱, 팥양갱. 호박과 팥은 국산이다.
국산팥빵과 국산양갱, 국산팥라떼.

“건강하고 몸에 좋은 빵, 정성 다해 만들어요” 

봉사로 다져진 황 대표는 마을기업 대표로서 빵 만드는 일에도 열심이며 자부심이 강했다. 빵 만드는 일이 천직이 될 일이었는지 미국까지 가서 기술을 전수해주고 온 파티시에인 아들과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한 딸 덕분에 베이커리 카페 운영을 서슴지 않았다. 황 대표는 특히 건강함과 자극적이지 않은 빵을 만드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국산 팥으로 팥빵을 만들어요.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좋아서인지 대전에서도 우리 빵을 사러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밀가루도 유산균을 넣어 저온 장시간 발효시켜서 소화가 잘되죠. 가격도 저렴해서 한 번 맛보신 분들은 자주 오시더라고요.” 

먹어보니 정말 단맛이 강하지 않았고 씹는 질감도 좋았다. 위가 느끼는 부담도 거의 없어 소화기가 약한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국산팥빵 가격은 1500원. 맘모스빵과 식빵도 인기다. 황 대표가 자랑할 만했다. 

팥빵과 함께 팥거리는 국산팥을 이용해 양갱(단팥묵)도 판매하는데 팥 양갱이 중심이고 계절에 따른 과일을 이용해 다양한 양갱을 꽃처럼 만들어 선물세트로도 판매한다. 팥 호박 망고 블루베리 딸기 등으로 만들어 신선한 곡물과 과일 맛을 느낄 수 있다. 팥라떼도 판매한다. 역시 은은한 단맛인 데다 국산팥이어서 믿고 마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이용해 고구마라떼, 생강라떼, 인삼새싹라떼, 수제 대추차, 메리골드꽃차 등도 만들어 판매한다. 겨울엔 팥죽을 맛볼 수 있고 요즘같이 더운 여름엔 시원한 팥빙수가 인기다.

올해 팥만 230kg을 구매했는데 추가로 160kg을 더 구매했다. 반응이 좋다는 얘기다. 

카페 한쪽에 전시판매하는 빵류, 약 24종의 빵을 판매한다.

타 지역에서도 구매 요청 들어와 택배 시스템 준비 중  

“어떤 분이 우리 빵을 드셔보시고 ‘여기보다 맛있는 빵 없더라’며 택배를 보내 달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드셔본 분들이 SNS에서 좋은 후기를 올리셨나 봐요. 정말 좋은 재료를 쓰는 걸 알아봐 주시니까 자부심이 생겨요. 근데 우리 빵은 무방부제라서 상할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래도 앞으론 택배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에요.”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니 더 성장할 수 있겠으나 성장은 이론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우선 인력보강을 해야 하고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부대 비용도 발생한다. 

황 대표는 “마을기업 지원할 때 몇 년 사업을 진행한 기업에는 교육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건 교육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빵을 만들어 포장해서 파니까 쇼핑백을 해준다거나 포장박스 등 꼭 필요한 걸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황태자 대표 아들이자 파티시에인 박준형 씨는 “최근 카페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컵 퇴출 분위기다.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 캔으로 포장판매(Take out)를 제공하고 싶고 프린트 홍보물도 붙이고 싶은데 지금 여건으로는 하기 어렵다. 빵 배달 등도 하고 싶지만 맞춰줄 수가 없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래도 샌드위치와 샐러드 배달을 하고 싶어 박 파티시에는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팥거리 이야기 빵을 들고 활짝 웃는 황태자 대표

“내가 덜 가져가면 돼, 그럼 돌아가요”  

그들이 갖는, 좋은 빵을 만드는 자부심은 정직하고 당당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보다 약한 자본력과 시스템은 성장의 걸림돌이다. 이곳뿐 아니라 전국의 마을기업들이 지닌 어려움이다. 

우수한 국산 농산물을 활용하면서도 저렴하게 공급하다 보니 이윤이 적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자신의 몫을 줄여 마을기업이 잘 돌아가는 데 더 신경을 썼다. 

“사실 직원 인건비, 재료비, 매장 유지비 등을 빼고 나면 내게 남는 건 얼마 안 돼요. 저희 빵은 재료에 비해 저렴하거든요. 이윤이 적으면 내가 덜 가져가면 돼요, 그럼 돌아가요. 운영할 수 있어요.”

마을기업 대표로서, 이장으로서 마을기업 운영 전반과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는 황태자 대표. 거기에 봉사까지 병행하는 타고난 일꾼임이 분명했다. 더욱이 그 일이 힘들어도 기쁘게 하고 있으니 팥거리 이야기는 마을 어르신들의 십시일반 손길과 함께 황태자 대표의 노력과 봉사정신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가는 마을기업이 아닌가 싶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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