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A 여고 온라인 성희롱에 엄정대응 목소리 높아 
천안 A 여고 온라인 성희롱에 엄정대응 목소리 높아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4.15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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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들 같은 재단 B 고교 지목, B 고교 측 “최고수준 징계할 것”

 

천안 A 여고 학생들이 온라인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같은 재단 B 고교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가해자는 낯 뜨거운 내용을 게시글을 올렸고, 급기야 이 사건은 지난 5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천안 A 여고 학생들이 온라인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같은 재단 B 고교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가해자는 낯 뜨거운 내용을 게시글을 올렸고, 급기야 이 사건은 지난 5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천안 A 여고 학생들이 온라인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청소년 인권단체도 규탄 성명을 내고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발단은 지난 3월 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글은 실로 낯 뜨거운 내용 일색이었다. 이 게시글을 본 학생들은 같은 재단에 속한 B 고등학교 학생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게시글 중 B 고교임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게 의심의 근거였다. 

한 네티즌은 해당 게시글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가해 남학생이 여학생을 무시했음에도 학교는 자사고여서 이 사실이 드러나면 큰 타격을 입는다는 이유로 이 일을 여고에 알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덮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이 사건은 지난 5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학생들의 인권이 최우선 보장되어야 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몇몇 B고 학생들이 A 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하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성적인 욕을 온라인 게시판에 쓰고 올려 여러 여학생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런 글을 올리고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자신들은 '불특정다수'의 성희롱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며 자부하는 그들의 모습에 더욱 화가 난다. 불과 몇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내부에서 쉬쉬했다"며 엄중처벌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엔 15일(목) 오후 3시 기준 6만4349명이 참여했다. 

충남 지역 인권단체도 목소리를 냈다. '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는 12일(월) 성명을 내고 "이 학교는 2018년, 2019년에도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범죄가 발생했음에도 또다시 성범죄가 일어났다"며 "학교와 교육당국은 사건 발생에 책임 의식을 갖고 철저한 조사와 성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디어 환경 변화로 성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빠르게 학습하기 쉬운 현대사회에서 단편적인 성교육을 넘어 성에 대한 건강하고 편견 없는 지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이번 사건이 벌어진 곳이 특정 학교이긴 해도, 문제의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을 본다면 교육적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피해를 당한 A 여고와 가해자가 재학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B 고교 모두 엄정 대응을 약속했다. 

B 고교 측 관계자는 15일(목)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가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 이번 일로 인해 선배들이 45년간 쌓아 올린 명성이 실추됐고 학생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미 학교생활교육위원회가 소집된 상태이며 수사 결과 재학생으로 확인됐다면 이 위원회에서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릴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