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현 시장·아산FC,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오세현 시장·아산FC,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4.14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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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팬 눈높이 외면하는 구단과 구단주 

 

아산FC에서 뛰는 료헤이 선수 거취 논란이 2달 가까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역 시민사회는 고강도 투쟁을 예고했다.
아산FC에서 뛰는 료헤이 선수 거취 논란이 2달 가까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역 시민사회는 고강도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2월 충남아산프로축구단(아래 아산FC, 구단주 오세현 아산시장)이 영입한 일본 출신 미드필더 미치부치 료헤이(道諒平) 선수 거취를 둘러싼 잡음이 2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간 사태진전을 지켜보며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무엇보다 이런저런 논란을 떠나 료헤이 선수의 기량은 더없이 훌륭하다. 경기마다 료헤이 선수는 거친 몸싸움과 저돌적인 돌파력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녔다. 

축구는 ‘숫자’ 싸움이다. 우리 팀 선수 한 명에 상대팀 선수가 몰리면 어딘가 빈 공간이 나기 마련이다. 료헤이 선수는 이렇게 최전방에서 상대 진영을 해 저으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면 자연히 팀 내 위상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박동혁 감독도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시간대에 접어들면 료헤이를 벤치로 불러들이며 애정을 드러냈다. 

료헤이 선수는 일본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였었고, 그래서 여성 폭력만 아니었다면 국가대표 발탁도 무난했다고 본다. 그러니 왜 여성 폭력을 저지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지, 료헤이 선수의 경기 장면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아쉽고 안타깝다. 

그러나 폭력은 그 자체만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료헤이 선수가 정히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기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일본으로 건너가 피해 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기간을 가져야 한다. 

료헤이 선수는 매 경기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니며 동료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 사진은 지난 3일(토) 경남과의 홈경기.
료헤이 선수는 매 경기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니며 동료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 사진은 지난 3일(토) 경남과의 홈경기.

구단·시, ‘팬심’ 있었나? 

구단과 아산시의 처사는 더더욱 안타깝다. 구단은 료헤이 선수의 데이트 폭력 전력을 인지했었다. 그런데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 그러다 시민사회가 반발하니까 한껏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위약금 등의 이유를 들며 즉각 방출엔 난색을 표시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러자 지역 시민사회가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공동행동은 료헤이 선수는 물론 이운종 구단 대표이사의 42억 고액 세금체납 의혹,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상민 선수 영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음에도 구단과 아산시는 무사태평한 모습이다. 이운종 대표는 두 차례 입장문을 통해 문제 선수를 올해까지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위약금 등 법적 문제를 이유로 즉각 방출은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오세현 시장도 공동행동과의 면담에서 이 대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런데 오 시장과의 면담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먼저 오 시장은 료헤이 선수를 다른 구단에 방출하겠다고 말했다는 점, 그리고 선수영입 책임을 물어 박성관 단장을 업무 정지시켰다는 점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이미 구단은 료헤이 선수를 6월 여름 이적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을 전한 바 있었다. 이 같은 의도는 뻔하다. 일단 이적시장이 열리는 6월까지 시간을 벌고, 그 기간 동안 료헤이 선수의 상품가치를 키워 시장에 내놓겠다는 말이다.  

또 하나, 박성관 단장 업무정지는 어이없다.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시장이나 대표가 지지 않고 단장에게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저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구단과 아산시 모두 소나기만 피해보자는 식의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가장 근본적으로 구단과 구단주는 결정적인 ‘하나’를 간과했다. 그 ‘하나’란 바로 높아진 '팬 눈높이'다. 

팬들은 이제 더 이상 기량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문제 선수를 응원하지 않는다. 지역 시민사회가 줄곧 료헤이 선수 퇴출을 압박한 근본 원인도 바로 높아진 팬 눈높이다. 

전신인 무궁화축구단이 2017년 아산을 연고로 옮겨 시민구단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시민구단 출범을 진심으로 반겼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산고(産苦)를 아는지 모르는지 구단과 구단주인 오세현 시장은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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