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전담 변호사가 2차 가해? 학부모·피해 학생 분노의 시위 
학폭 전담 변호사가 2차 가해? 학부모·피해 학생 분노의 시위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3.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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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교육지원청 앞 무기한 시위 중인 학부모 신아롱씨

 

학부모 신아롱씨는 매일 오전 충남아산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를 한다. 신씨는 9일(화) 오전에도 시위를 이어나갔다.
학부모 신아롱씨는 매일 오전 충남아산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를 한다. 신씨는 9일(화) 오전에도 시위를 이어나갔다.

학부모 신아롱씨는 매일 오전 충남아산교육지원청(아래 아산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를 한다. 신씨는 9일(화) 오전에도 시위를 이어나갔다. 오늘로 시위 11일째다. 

신씨가 시위에 나서는 건 학교폭력심의위원회(학폭위) 전담 변호사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서면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신씨의 자녀는 지난해 12월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토킹에 가까운 폭력 피해를 당했다. 이에 신씨는 피해구제를 위해 피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관할인 아산교육지원청은 올해 1월 학폭위 심의를 열었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신씨에 따르면 학폭위 전담 위원인 A 변호사는 심의를 기다리는 도중 사실혼 관계인 신씨에게 "친모 아니시죠?"란 말을 건넸다. A 변호사는 또 신 씨에게 핸드폰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조사 시작 전에 "졸업이라 해드릴 게 없는데 왜 이렇게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신씨는 A 변호사의 태도가 피해 학생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친모' 발언 역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민원인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한 발언으로 여겼다. 

신씨는 먼저 학폭위 담당팀에 항의했다. 하지만 A 변호사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은 아니었고, 핸드폰 제출 요구도 적법했다는 답만 들었다. 

신씨는 이번엔 아산교육지원청, 충남교육청 등에 2월 1일(월)과 2월 18일(목) 두 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신씨는 1) A 변호사의 서면사과 2)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 메뉴얼 마련 3) 청소년 상담·인권감수성 등 관련 교육 이수 완료시까지 A 변호사의 직무 배제 등을 요구했다. 

신씨의 요구에 대해 충남교육청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전문강사를 초빙하여 인권감수성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 매뉴얼 마련' 요구에 대해선 장학사·변호사·주무관 등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 협의회와 연수 등을 통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을 받아 든 신씨는 피해 학생과 함께 시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피해 학생은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신씨는 "여전히 A 변호사가 변호사 양심에 반하는 일이라며 서면사과를 거부한다. 상위 감독기관인 교육청도 원론적인 입장으로만 일관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A 변호사는 "학폭위 심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라며 "민원인과 입장을 조율해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