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아 불거진 나사렛대 학내 비리, 비단 이 학교만의 일일까? 
잇달아 불거진 나사렛대 학내 비리, 비단 이 학교만의 일일까?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2.19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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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비리는 감싸고, 내부고발자는 입 막고 

천안은 대학 도시다. 총 18개 대학교가 천안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나사렛대학교도 그중 하나다. 보수 개신교 교단인 나사렛성결교단이 운영하는 이 학교는 그리스도교 정신을 강조해왔다. 

현 김경수 총장은 지난해 11월 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사렛대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청년들을 교육하고, 그들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양육하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는 재활복지특성화 우수대학으로 평판이 자자하다. 이런 이유로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이 학교를 무척 선호한다.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낸 지역 유력 정치인도 없지 않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사렛대는 지역 명문 사학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최근 이 학교 안에서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 학내 문제는 ▲ 교수노조위원장 류재연 교수에 대한 보복성 인사 논란 ▲ 김경수 총장 관사 교비지출 의혹 ▲ 태권도학과 이충영 학과장 비리 등 크게 세 가지다. 어느 것 하나 예사로이 지나칠 수 없는 일이고, 이에 기자는 세 차례에 걸쳐 보도를 이어나갔다. 

나사렛대 학내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이 학교가 과연 운영에서 최소한의 원칙이라도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장애인 제자를 가르치는 교수가 장애인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또 총장이 거주하는 사실상의 사택을 '관사'로 적고 교비로 이사비와 블라인드 시공 비용을 지출했다는 점은 실로 경악스럽다. 

김 총장 '관사'의 경우 학교 측은 이사비 외에 '교원숙소지원사업' 명목으로 보증금과 월 임대료까지 부담했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이렇게 사용해도 좋은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태권도학과 이충영 학과장의 경우 이미 기자는 두 차례에 걸쳐 연구부정과 시 지원금 횡령 의혹을 보도했었다. 그런데 이 학과장은 '자격증 장사'를 하다가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새로이 드러났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해 교수나, 이충영 학과장 모두 이렇다 할 징계처분을 받지 않았다.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가해교수 한 명을 경찰에 고발하긴 했지만 그런데도 학교 측은 강의에서 배제하지 않았다. 이충영 학과장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관망하자는 입장이다. 더구나 이 학과장은 여러 비리 혐의에도 학과장직은 물론 충청남도태권도시범단 감독, 충청남도장애인체육회 이사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형평 잃은 파면조치 

반면 학교 측은 SNS·학교 공용 이메일 등을 이용해 김경수 총장과 교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어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를 파면했다. 

학교 측이 적시한 대로 류 교수는 SNS 등을 통해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가해교수를 질타했고, 김경수 총장 관사에 교비를 지출한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사렛대 학내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데 류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 

나사렛대가 무슨 이유로 물의를 일으킨 총장이나 교수들은 수수방관하면서, 유독 류 교수에겐 가혹한 조치를 취했을까? 혹시 ‘휘슬 블로어’(내부고발자)의 존재를 눈엣가시로 여겨 보복을 한 건 아닌가? 

왜 나사렛대만 문제 삼느냐고 할지 모른다. 나사렛대는 우리 지역의 소중한 교육자산이다. 이곳에서 비리가 불거졌다면, 학내 공동체가 나서야 하고 그래도 힘에 부치면 지역사회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바로 이 점이 나사렛대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도한 이유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혹시 나사렛대의 일그러진 학사 운영이 비단 이 학교만의 일일까? 지역 내 다른 대학 역시 내부 비리로 곪아 터지고 있는 건 아닐까? 부디 나사렛대 문제가 이 학교만의 일탈로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