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오피스텔이 총장 관사? 수상한 교비 집행 
주상복합 오피스텔이 총장 관사? 수상한 교비 집행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2.15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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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2부] 나사렛대 내홍 - 김경수 총장 교비 유용 의혹 

 

※ 1부에서 이어집니다. 

현 나사렛대학교 김경수 총장은 2019년 7월 8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맞춰 총장실은 총장 선임 다음 달인 8월 집무실 환경개선에 나섰다. 총장실은 또 김 총장 임기 4년 동안 지낼 관사 사용 협조를 구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반 문제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소 복잡하다. 김 총장은 총장 선임 후 기존 거주지에서 700여m 떨어진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학교 내부문건에 따르면 이사비는 총 126만5000원이 들었고, 이 비용은 학교 측이 부담했다. 뿐만 아니라 새 거주지에 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시공비 89만2100원도 학교 측이 결제했다. 

그런데 학교 측이 내부문건에 '관사'로 지칭했지만, 이는 민간 건설업체가 시공한 주상복합 건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사 사용료는 교비로 지출할 수 없다.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에 따르면 학교 회계 세출 예산을 ▲ 교직원 보수 ▲ 학교 교육에 직접사용 되는 필수 경비 ▲ 학교시설 유지관리비 ▲ 법률상 지급의무가 있는 경비 등 목적 예산 외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관사 사용료는 총장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 2017년 2월 서원대 종합감사를 통해 2013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총장이 개인 부담해야 할 관사 관리비 4620여만원을 법인과 교비 회계에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해, 관계자 3명을 중징계했다. 당시 손석민 총장은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나사렛대 내부에서는 학교 측이 법망을 피하기 위해 김 총장 거주 주택을 '관사'로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구성원은 "관사라고 포장했지만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사실상 총장 자가"라면서 "자기 집 이전과 블라인드 시공에 학교 돈을 사용한 건 명백한 비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총장실 측은 "선례가 있는 데다 (집행내역을) 교육부에도 소명한 바 있다. 언론이 왜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기자는 당사자의 입장을 듣고자 김경수 총장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질의했지만 답신은 오지 않았다. 

나사렛대학교 홈페이지

총장 관사 문제 지적이 파면 사유?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앞서 기자는 2021년 1월 15일자로 학교 징계위원회가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를 파면했다고 보도했다. 

류 교수가 SNS, 학교 공용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현 김경수 총장과 교직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조직질서를 파괴했다는 게 학교 측이 든 파면 사유다. 학교 측이 든 파면 사유 중에는 김 총장 관사 관련 공금 유용 의혹도 포함돼 있다. 

학교 측이 적시했듯 류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 총장 관사 이전에 학교 돈을 사용한 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당사자인 류 교수는 "학교 재정도 열악한데, 관사 이전 명목으로 교비를 사용한 건 불법인 동시에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나사렛대 교수노동조합도 1월 29일자 성명에서 "(학교 징계위가) 징계 사유로 적시한 사안들은 그동안 류재연 위원장이 주장한 대학경영의 독립성과 합리성, 대학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공익적 비판이 명백하다. 특히 김경수 총장의 관사에 대한 지적은 구성원 모두가 공분하는 사실"이라고 학교를 성토했다. 

그런데도 징계위는 류 교수의 문제 제기를 허위사실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관사 이전 비용과 블라인드 시공 비용 지불내역이 담긴 학교 내부문건이 존재하고 실제 비용이 집행된 점을 고려해 볼 때, 허위사실로 일축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관사 관련 비용지출과 관련해선 집행 시점부터 학내에서 논란이 있어왔다. 

저간의 상황을 종합하면 류재연 교수 파면은 학교 측이 ‘괘씸죄’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3부로 이어집니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