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학교(총장 김경수)는 1954년 도널드 D. 오웬(한국명 오은수) 선교사가 세운 학교로, 보수 개신교 교단인 나사렛성결교단이 운영하는 학교다.
특히 이 학교는 재활복지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고, 이런 이유로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다. 그런데 최근 이 학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세 차례에 걸쳐 다루기로 한다. [편집자 주]
나사렛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2021년 1월 15일자로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를 파면했다. 징계위가 든 사유는 17개 항인데, 류 교수가 SNS, 학교 공용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현 김경수 총장과 교직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조직질서를 파괴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류 교수는 자신의 행위가 공익적 목적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징계혐의자(류재연 교수)가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인격적으로 비방·조롱했고, 징계혐의자가 작성한 글 중엔 상대방에 대한 저주, 강요, 협박 수준에 이르는 것도 존재한다. 또한 징계혐의자의 행위는 약 1년간 계속되었고 회수는 300회를 초과한다"며 "이 같은 점을 볼 때 징계혐의자의 행위는 공익적 목적으로 정당화되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인사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간의 상황을 따져보면 파면 조치가 이뤄진 시점은 무척 미묘하다. 지난 1월 8일 교수노동조합은 직접 선거를 통해 류 교수와 임상병리학과 김아무개 교수를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지난해 교수노조가 출범했고, 이어 처음 직선으로 지도부를 꾸린 것이다.
그런데 바로 1주일 뒤 학교 징계위는 류 교수를 파면했다. 특히 류 교수는 노조위원장에 선출되기 전부터 학내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중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교과과정인 브릿지학부(재활자립학과) 소속 A, B 교수의 장애인 학생 비하 의혹과 김경수 총장이 관사 이전 명목으로 교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장애인 특성화 학교가 장애인 비하 교수 감쌌나?
먼저 장애인 학생 비하 의혹부터 살펴보자. 류 교수는 브릿지학부 학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A, B 교수를 학교에 정식 고발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알리기도 했다.
고발장 내용은 사뭇 충격적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A 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걸어 다니는 복지카드'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전원 장애인임을 고려해 볼 때 장애인 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복수의 학생들은 A 교수의 발언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B 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 개개인을 대상으로 '자폐 학생 너 손들고 있어', 'ADHD 너 손들고 있어' 등으로 호명했다. 지적장애 학생들을 향해선 "너희들은 결혼하면 장애아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발언을 했다. 여기에 B 교수가 조교들에게 외모 비하와 성적 수치를 유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정황도 고발장에 적시돼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사실조사위를 꾸리고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A 교수의 경우 장애인 비하 등 가해행위를 인정해 이사회에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지난해 9월엔 천안서북경찰서에 수사의뢰했다. 반면 B 교수에 대해선 "진술이 상반되고 사실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이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됐으므로 학교에선 그 조사결과에 따라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두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하지 않았다. 더욱 황당한 건 가해 교수 중 한 명인 B 교수가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한 강의를 맡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B 교수가 수업 도중 덴마크 영화 <더 헌트>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며,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더 헌트>는 덴마크 출신 명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한 영화로 한 소녀의 무고로 유치원 교사에게 성범죄자 낙인이 찍힌다는 내용이다. 수강 학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몇몇 학생들은 익명으로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이 사실을 알리며 B 교수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 학생은 단톡방에 "영화 봤다면 알겠지만 B 교수가 마녀사냥당하고 있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알리려고 한 것 같다. 스토리가 너무 일치해 말이 안 나온다"고 적었다. 다른 학생도 "이번에 보내준 영화 방금 다 봤는데 뭔가 지금 B 교수가 논란이 일고 있는 내용이랑 너무 똑같아 소름 돋는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고발자인 류 교수에게도 A, B 교수의 처분결과에 대해 알리지 않은 듯하다. 류 교수는 “학교 측이 두 가해 교수에 취한 처분결과를 나를 파면한 징계의결서를 보고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요약하면, 류 교수 파면을 둘러싼 전후 상황은 학교 측 조치가 형평에 어긋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해 A, B 교수가 경징계에 그친 반면 류 교수가 파면처분을 받은 점이 특히 그렇다.
※ 2부로 이어집니다.
지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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