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쓴소리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기대 이하”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쓴소리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기대 이하”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1.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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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희망뚜벅이’, 천안에서 1박 2일 일정 마쳐…최대 규모 행진하기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복직, 그리고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김진숙의 희망뚜벅이' 도보 순례 중이다. 

그의 곁을 지키는 이들은 비슷한 처지의 해고노동자들이다. 대우버스·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일정 내내 김 지도위원과 함께했다. 

김 지도위원의 도보 순례는 31일(일) 28일째를 맞았다. 전날인 30일(토) 오전 천안 흥타령관을 출발해 1번 국도 천안 구간을 걸었다. 

이날 행진엔 충남·천안지역 노동 시민사회에서 200여 명이 참여했다. 도보 순례에 나선 이후 최대 규모다. 최장기 분쟁사업장이던 충남 아산 유성기업 도성대 아산지회장 등 동료 노동자도 길을 걸었다. 

김 지도위원과 행진단은 고무된 기색이 역력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 힘이 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유성기업에 대해선 "갈등이 해결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갈등 와중에 숨진 고 한광호 노동자 생각이 많이 난다. (유성기업 노조가) 잘 싸워줬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지금 김 지도위원은 암 투병 중이다. 그런데도 매일 10~20km를 걷는다. 그것도 선두에 서서. 이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86년 김 지도위원을 해고했던 한진중공업 사측은 여전히 복직에 미온적이다. 결국 김 지도위원은 2020년 12월 31일 정년을 넘기고야 말았다. 

그러나 김 지도위원은 "정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해고자에게 정년은 없다. 복직해야 시효가 생기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해결됐어야 했는데, 복직은 여전히 남은 과제"라며 개의치 않았다. 

다시 도보 순례에 나선 김 지도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지도위원의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 존중, 일자리가 보장되는 나라를 말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공언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지금 함께 길을 걷는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현 정부 시절 해고당한 이들이다. 행진하는 동안 다른 해고노동자도 참여했다. 또 LG 청소노동자 아시아나 케이오 노동자 집단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 등 노동자 시각에서 볼 때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

김 지도위원과 행진단은 31일(일) 오전엔 직산을 출발해 평택으로 향했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