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비인가 대안학교 집단확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대전 비인가 대안학교 집단확진, 그곳에서 무슨 일이?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1.2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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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하루에만 125명 확진판정…학교 운영자 선교단체 실체 ‘의문’

대전의 한 비인가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러자 대전·세종·충청 지역사회가 지역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나섰다. 

집단확진이 발생한 곳은 대전광역시 대흥동 비인가 대안학교로 24일(일) 하루 이곳에서만 12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다음 날인 25일(월) 18시 현재 추가확진자 2명이 더 나왔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해당 시설에 있던 인원은 학생 120명, 교직원 등 38명으로 총 158명이며 이들 중 어제(1/24) 시설 내에 있는 146명에 대해 3차에 나눠 검사한 결과 양성 125명, 음성 18명, 미결정 3명이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무더기 집단확진이 나온 대전시 비인가 대안학교. 이 학교는 IM선교회라는 개신교계 선교단체가 운영하는데, 선교회나 학교 모두 의문투성이다.
코로나19 무더기 집단확진이 나온 대전시 비인가 대안학교. 이 학교는 IM선교회라는 개신교계 선교단체가 운영하는데, 선교회나 학교 모두 의문투성이다.

이에 대전시는 25일(월) 오후 차량 세 대를 동원해 학생들을 수송하는 한편, 시설에 대해선 2월 14일까지 3주간 폐쇄 조치했다. 대전시는 확진자 125명 중 경증이나 무증상자는 아산 생활센터로, 증상이 있는 확진자는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킬 방침이다.  

현장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됐다. 하지만 학생과 교직원이 경찰과 방역 공무원들의 통제에 잘 응해 불상사는 없었다.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원인으로 집단생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바로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학생과 교직원이 건물 안에서만 생활하고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시 측도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학생들과 일부 교직원들이 같은 건물에서 함께 기숙 생활을 한 것이 원인이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또다시 감염확산의 원인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이 학교는 '아이엠 선교회'란 개신교계 선교단체가 운영하는 학교로 대전에는 IEM, 그리고 각 지역엔 TCS·CAS란 이름으로 23개 학교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에서도 'IM선교회'가 운영하는 TCS 국제학교가 있으며, 이 학교가 입주한 건물에서 18명이 코로나19 집단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재학생들은 지난 4일에, 신입생들은 1월 1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입소했고, 이후 외부인 출입 없이 격리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증상 상태의 감염자가 이 시기에 입소되어 격리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한테 확산시켰을 가능성과 교직원 등 5명이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에 의한 감염확산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125명이 나온 가운데,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전시가 마련한 교통편에 승차하고자 학교 문을 나서고 있다. 대전시는 확진자 125명 중 경증이나 무증상자는 아산 생활센터로, 증상이 있는 확진자는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킬 방침이다.
대전시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125명이 나온 가운데,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전시가 마련한 교통편에 승차하고자 학교 문을 나서고 있다. 대전시는 확진자 125명 중 경증이나 무증상자는 아산 생활센터로, 증상이 있는 확진자는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킬 방침이다.

의문투성이인 IM선교회 

학교 운영자인 IM선교회의 실체도 의문이다. IM선교회는 ‘마이클 조’란 이름의 선교사가 세운 개신교계 선교단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개신교계 안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집단확진이 발생한 학교 주변 상인이나 주민 역시 이 단체나 학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다만 개신교계 인터넷 매체인 <기독일보>는 2019년 5월 23일자 보도에서 "IM선교회는 International English Mission의 약자로, 복음을 영어로 전하는 선교단체로, 현재 해외 각지에 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을 복음의 정신으로 성장시키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신문은 대표자 마이클 조 선교사에 대해선 "S 영어사 영어 강사였다가 필리핀에서 선교사역을 하던 중 한국에서 퇴출당한 학생 3명 명문대에 입학시켰고, 이 일을 계기로 입소문이 나서 한국 아이들이 필리핀을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학교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말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수년 전부터 이곳을 지나면서 지켜봤는데, 아이들을 한데 수용해 놓고 외부와 철저히 격리한다. 한 번은 분위기가 이상해서 들어가 보려 했는데 교직원들이 제지했다"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와중임에도 학생들 대부분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생활했고, 건물 주변엔 생활 쓰레기가 가득해 혹시 집단감염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했다. 그러다 이 일이 터졌고 그제야 주변정리가 됐다. 이 기회에 IM선교회나 이 학교의 실체가 드러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IM선교회 소속 P 선교사는 “대표자인 마이클 조 선교사는 해외 출장이 잦아 연락하기 힘들다.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하는 만큼 일단 시나 정부의 방역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게 우리 선교회 측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