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가능한 차박캠핑, 더 품격있게 즐기는 방법
사계절 가능한 차박캠핑, 더 품격있게 즐기는 방법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1.01.0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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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차박캠핑의 달인 오영교 캠퍼 

 

지난해 인류는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점차 백신 보급이 구체화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항할 힘이 생기고 있지만 코로나19의 기세를 꺾었다고 생각하긴 아직 무리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엔 제한적인 현실이지만 우리는 나름의 돌파구를 찾으며 현실을 이겨내고 있다. 

특히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한 여가생활, 차박캠핑 인기가 늘어 차박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차박캠핑’은 차를 이용해서 먹고 자고 즐기는 캠핑을 뜻한다. 너도나도 즐기고픈 낭만캠핑 자체인 차박캠핑. 무엇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지난해 네이버 캠핑 분야 1위에 오른 <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파르페북스)> 저자이며 ‘피터팬의 캠핑’ 블로그 운영자인 오영교 캠퍼를 만났다.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선정됐으며 캠핑을 위해 천안에 이사 올 만큼 열혈 캠퍼인 그에게서 차박캠핑의 진수를 하나하나 건네받았다.

차박캠핑의 여유로운 한때
차박캠핑의 여유로운 한때

“천안에서는 어디든 떠나기 좋아요.” 

오영교 캠퍼는 아내와 아들과 딸을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다.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자 평소 좋아하는 백패킹(비박)을 하기 어렵게 됐다. 어떻게 하면 온 가족이 같이 자연을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한 그가 실천한 방법이 바로 차박캠핑이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교통이 원활한 곳이 좋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천안에 이사 오게 된 것.

천안국민여가캠핑장에서
천안국민여가캠핑장에서

“천안에 오니 전국 어디든 다니기 너무 좋아요. 여기서는 어느 지역이든 짧은 시간에 갈 수 있잖아요. 정말 교통의 요지 천안이에요.”

천안에 왔더니 천안 곳곳의 매력이 계속 눈에 띄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천안 여행지로 국민여가캠핑장을 꼽으며 아이들과 가기 참 좋다고 말했다. 

“쾌적하고 조용하고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아름다워서 온 가족이 가기 정말 좋더라고요.” 

집안 베란다캠핑
집안 베란다캠핑

호텔비를 뱃속에 채우고도 더 여유롭고 즐거운 캠핑법 

오 캠퍼는 2015년부터 블로그에서 캠핑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캠핑을 하고 솔직한 여행 후기를 쓰며 깨달은 쏠쏠한 팁과 느낀 점을 올렸더니 평균 하루 2만 명씩 방문하는 유명 블로거가 되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풍요롭게 차박캠핑을 즐긴다거나 어떤 생황에서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등 그가 겪어보고 직접 해결한 귀한 팁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글을 눈여겨본 출판사는 책 낼 것을 제안했고 그는 그동안 블로그에 모은 글을 단숨에 정리해 책으로 발간했는데 그 인기가 만만찮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알기 쉽게 정리해놔서 금방 읽을 수 있으며 호기심 돋는 유용한 지혜가 가득해 지루하지 않다. 게다가 그는 책에서 차박으로 숙박을 해결하며 그 비용으로 더 만족스럽게 식사할 방법을 알려주었다. 

“캠핑 가서 해 먹겠다고 내 주변에서 이것저것 사서 가는 경우 많잖아요? 물론 해 먹는 재미가 큰데 무겁게 싣고 가서 막상 요리에 시간 많이 들이면 힘들기도 해요. 저는 차박캠핑을 하는 이유가 여행하기 위함이에요. 요리에 들일 시간으로 여행지에서 물건을 사도 되고 그 지역 갈만한 곳을 여행하고, 지역에서만 생산하는 막걸리를 맛보거나 지역 맛집을 방문하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죠. 차박캠핑 덕에 호텔비를 뱃속에 많이 집어넣었어요. 여행지 장소를 이용하는 건데 여행지 경제에 보탬이 되게 하고 오는 게 좋은 여행이잖아요.”

또한 그는 아파트 베란다를 캠핑지로 꾸미는 쏠쏠한 팁과 겨울 차박캠핑의 매력을 책에 풀었다. 

 

오영교 캠퍼가 그린캠핑캠페인을 펼쳐 여행지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오영교 캠퍼가 그린캠핑캠페인을 펼쳐 여행지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가장 중요한 건 차박캠핑을 즐긴 후!” 

오랫동안 자연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오영교 캠퍼는 전국 곳곳을 다녀보니 아주 큰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가 여행을 다니며 가장 안타깝게 여긴 것은 경치 좋고 풍경 좋은 곳을 즐기고자 간 사람들이 자신이 사용한 물건이나 쓰레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버리고 온다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러 간 사람들이 그곳에서 휴식을 얻고도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를 우리는 그동안 참 많이 보아왔다. 남기고 간 쓰레기는 자연을 심하게 오염시킬 수밖에. 그렇다면 우리가 다음에 다시 그곳에서 똑같은 힐링을 얻을 수 있을까. 

“정말 쓰레기가 많아요. 자기가 가져왔으니 도로 가져가든지 지역 쓰레기봉투 사서 담아버리고 가면 될 텐데 심지어 바위틈에 까맣게 불 피운 흔적을 그대로 남겨놓고 깨진 유리병을 흩어놓고 가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밟아서 다친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그는 심각한 현실임을 인지했다. 안 그래도 넘쳐나는 쓰레기로 인류가 위협받고 있는데 남은 자연마저 훼손된다면 과연 우리는 쉴 곳이 있을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그린캠핑캠페인’을 진행했다. 

“동호인들이 모여 캠핑을 즐긴 후 2~4시간가량 쓰레기를 주워요. 워낙 많아서요. 자기 흔적 남기는 거 절대로 감성 아니에요. 자연을 훼손하는 것일뿐. 차박캠핑할 정도면 어른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다 알 수 있잖아요.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쓰레기 정도는 되가져가야 진짜 아름다운 차박캠핑 여행자가 아닐까요?”

캠핑의 꽃, 불멍
캠핑의 꽃, 불멍

진정한 여행자의 품격이란? 

코로나19로 잠시 캠페인을 쉬고 있지만 그는 여행의 재미만 늘어놓는 감성팔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즐기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간과할 수 있는 진정한 여행자의 자세를 알려주었다. 진짜 여행이 뭔지, 어떻게 하면 정말 행복하고 만족감 높은 여행을 할 수 있는지, 유용한 팁뿐만 아니라 그의 경험과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까지 그는 자신의 책에 모두 풀었다. 

또한 그의 블로그에서는 품질은 좋지만 판로가 어려운 농산물 생산자의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플랫폼을 개설했다. 자신에겐 수익이 없어도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그는 그저 좋았다. 
그의 블로그와 책이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비결, 그가 가진 여행자의 품격에 있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 (오영교 저)
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 (오영교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