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둘러싸인 도심저수지에 멸종위기종 노랑부리저어새가?
아파트 둘러싸인 도심저수지에 멸종위기종 노랑부리저어새가?
  • 시민리포터 유지영
  • 승인 2021.01.05 10: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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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업성저수지에서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 1쌍 발견!

 

지난해 12월 26일(토) 천안 업성저수지에서 노랑부리저어새 1쌍이 관찰되었다. 천안기념물(제205-2호)인 노랑부리저어새는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국가적색목록 취약(VU)등급으로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조류다. 업성저수지에 노랑부리저어새가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

지나가는 길에 잠깐 쉬려고 온 것일 수도 있고, 먹이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살 곳을 찾아오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 업성저수지는 생태공원 개발로 바닥의 물이 거의 빠진 상태여서 노랑부리저어새가 먹이활동 하기에 좋은 펄의 형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습성상 물이 깊은 곳이 아닌 얕은 곳에서 조그마한 어류와 새우, 수서곤충 등을 잡아먹는다. 천안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천안지속협)는 근처 삽교호나 평택호에 서식하던 노랑부리저어새가 업성저수지에 우연히 들른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그 귀한 노랑부리저어새들이 살 수 있는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먹이환경을 찾아 흩어져 곳곳의 도심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우리가 찾아가지 않아도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도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찾아오게 된다는 것을 이번 업성저수지에 찾아온 노랑부리저어새 1쌍을 보고 알게 됐다.

업성저수지에 노랑부리저어새가 매년 찾아올 방법은?

인간의 편의시설 일부를 양보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새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과 먹이를 제공하면 된다. 육상생태와 수생태가 같이 존재하는 습지공간을 넓혀주고 은신처와 안락처가 될 습지식물과 그들이 좋아하는 나무를 심어주면 더 좋다.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데크를 새들이 서식하는 공간과 거리 두기를 하면 된다. 

천안 업성저수지에는 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간다. 천안지속협은 노랑부리저어새뿐만이 아니라 원앙, 금개구리 등 천안지속발전협의회에서 2015년부터 3년 동안 모니터링을 하면서 많은 개체 수를 확인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참매, 매, 황조롱이와 왜가리, 쇠백로, 중대백로 등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 포함된 조류 72종 5490여 마리와 붉은귀거북, 두꺼비도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조사결과 2019년보다 조류 개체 수가 급감했는데 이는 수변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사로 인한 소음과 차량 이동, 서식공간 파괴로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공원으로 한창 공사가 바쁜 업성저수지는 공사로 인해 다양한 종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심공원의 서식환경은 다양하지 못하며 새들이 좋아하는 얕은 물의 습지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성저수지 개발모습
업성저수지 개발모습

업성저수지, 자연친화적 생태공원 되길

천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우수국장은 "금개구리 집단서식과 맹꽁이 그리고 이번에 관찰된 노랑부리저어새가 관찰된 업성저수지는 도심 생태계의 보물창고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시민들과 업성저수지의 중요성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업성저수지 일원에 2021년까지 789억 원을 투입, 수질개선과 연계하여 방문객센터와 생태탐방로 등 수변생태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의 보고인 업성저수지를 유지하려면 주변 공업단지와 아파트 단지 등의 하수처리 시설을 통한 수질 개선과 유량 확보가 중요하다. 업성저수지가 교량, 수변데크, 선셋라운지 등 과도한 시설중심이 아닌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이 조성되길 바란다. 

시민리포터 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