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애인체육회 성희롱·인권침해 의혹, 수습국면 접어드나?
천안시장애인체육회 성희롱·인권침해 의혹, 수습국면 접어드나?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1.01.04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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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팀장, 지도사 상대 상습적 막말로 물의…박상돈 시장 사과하기도 

지난해 천안시장애인체육회는 성희롱·인권침해 의혹이 불거지며 내홍을 앓았다. 그러다 연말인 12월 조사기구가 꾸려지면서 수습국면에 들어갔다. 장애인체육회 안에서 일었던 논란의 전말을 되짚어 본다. 

논란의 진원지는 장애인체육회 A 팀장이었다. 문제의 A 팀장은 체육회 소속 복수의 체육지도사를 상대로 장애인 비하와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고, 이에 8명의 지도사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진정을 냈다. 이중 ㄱ, ㄴ 지도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A 팀장을 제소하기까지 했다. 

국가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A 팀장은 2019년 3월 6일 ㄱ 지도사를 따로 불러 "너는 장애인을 왜 만나냐, 나는 장애인 밥 먹는 모습만 봐도 토가 나와서 같이 밥을 못 먹는다"고 말했다. 

A 팀장은 이틀 뒤인 2019년 3월 8일엔 ㄱ 지도사 외 여러 직원이 있는 사무실 앞에서 노래 '썸'의 가사를 개사해 "유부녀인 듯 유부녀 아닌 유부녀 같은 너"라고 노래하는가 하면 회의실에선 "얘는 유부녀인데 유부녀가 아니다, 너희들도 나중에 알게 될 거야"란 말을 했다. 

A 팀장은 또 2019년 3월 25일 운영팀 회의를 진행하면서 농인인 ㄴ 지도사에게 수어를 사용하지 말고 음성언어로 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A 팀장은 2019년 4월 1일에도 직원 월례회의에서 ㄴ 지도사에게 마이크를 들고 음성언어로 월간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A 팀장은 2019년 10월 ㄴ 지도사가 임신 사실을 알리자 올해 1월까지 4개월간 지속적으로 대체인력을 구해오지 않으면 비장애인이 채용되고 복귀가 어렵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5월과 11월 A 팀장의 행위가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징계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특히 A 팀장이 농인인 ㄴ 지도사에게 음성언어로 말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대해 "진정인(ㄴ 지도사)의 입장에서 강요로도 볼 수 있으며 농인과 농문화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행위"라고 적시했다. 

고용노동부도 4월 ㄱ 지도사에 대한 성희롱 혐의를 인정해 체육회 앞으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법적 의무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또 7월엔 ㄴ 지도사에게 대체인력을 구해오라는 압박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A 팀장에게 취해진 징계는 정직 1개월 조치뿐이었다. 오히려 A 팀장은 지난 9월 복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ㄱ 팀장은 국가인권위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천안시장애인체육회는 A 팀장의 성희롱·인권침해 의혹으로 내홍을 앓았다. 장애인체육회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급기야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등 인권단체가 11월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기관인 천안시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해 천안시장애인체육회는 A 팀장의 성희롱·인권침해 의혹으로 내홍을 앓았다. 장애인체육회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급기야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등 인권단체가 11월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기관인 천안시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미온 대처 일관한 장애인체육회

이 같은 행태는 피해 당사자는 물론 지역 인권단체의 반발을 샀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지난해 11월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시청의 지도감독 소홀이 이 같은 일을 불러왔다고 날을 세웠다. 

부뜰은 "천안시청 체육진흥과에서는 예산만 지원해줄 뿐 운영에 대해 관리와 인사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사건을 해결하려는 모습이나, 적극적인 관심도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반발을 의식한 듯 지난 12월 1일 장애인체육회는 ▲ 성희롱 관련 발언 ▲ 장애인 비하 발언 ▲ 근무태만 ▲ 장애인차별행위 ▲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A 팀장을 3개월 정직 처분했다. 

그런데 장애인체육회 측은 징계 조치를 공지하면서 A 팀장이 앞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며 정직 기간을 2021년 1월 31일까지 2개월이라고 못 박았다. 즉, 이미 1개월 처분을 받았으니 정직 잔여기간은 2개월이란 말이다. 

이런 조치는 또 다른 반발을 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도사는 "체육회 측의 조치는 상식적이지 않다. 끝까지 책임을 지려 하는 것 같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A 팀장에 대한 징계는 ㄱ, ㄴ 지도사와 관련된 것이다. 다른 지도사가 당한 피해 사례는 반영되지 않았고, 체육회 당국은 제대로 조사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사무국 측에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이 지도사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장애인체육회 김형규 사무국장은 "4월 징계 조치는 고용노동부 과태료 부과와 인권위 권고가 나오기 전 나온 조치였다. 이번 인사위 결정은 노동부와 인권위 권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직 기간을 차감한 이유에 대해선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해 천안시장애인체육회는 A 팀장의 성희롱·인권침해 의혹으로 내홍을 앓았다. 장애인체육회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급기야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등 인권단체가 11월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기관인 천안시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해 천안시장애인체육회는 A 팀장의 성희롱·인권침해 의혹으로 내홍을 앓았다. 장애인체육회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급기야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등 인권단체가 11월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기관인 천안시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상황은 박상돈 천안시장이 인권단체 활동가와 피해자를 잇달아 만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면담에 참석한 활동가 B씨는 "박 시장이 면담에서 저간의 상황에 사과하고 인권단체와 협력해 피해자 중심으로 진상조사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12월 23일 8명의 위원으로 이뤄진 인권침해조사단이 활동에 들어갔다. 조사위는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이진숙 대표와 천안시의회 김선홍 시의원이 공동 단장을 맡았다. 

이진숙 대표는 "장애인체육회장인 박상돈 천안시장이 인권단체의 요구에 공감하고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으나 인권단체의 요구를 수용하는 지자체장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박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피해자들은 너무 힘든 나머지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고, 일부는 퇴직까지 고민한다. 사실과 인권의 원칙에 따라 정확하고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선홍 시의원도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그리고 억울함이 없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사단은 일단 5일 2차 회의를 여는 한편, 21일까지 인권침해 관련 사실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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