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쿠팡 조리노동자 남편 “진상규명 어렵지만 끝까지 갈 것”
숨진 쿠팡 조리노동자 남편 “진상규명 어렵지만 끝까지 갈 것”
  • 지유석 시민기자
  • 승인 2020.11.1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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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태일 분신 50주년 맞아 천안에서 ‘전태일을 기억하며’ 행사 열려 

2020년 11월 13일은 한국노동운동의 상징인 고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꼭 50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에 발맞춰 충남 천안에서는 지역 노동현실을 돌아보고 연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가문비나무아래’ 서점에서 '전태일을 기억하며 - 쿠팡 조리노동자 산재사망 사건 유가족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이하 이야기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불당동 가문비나무아래 서점에서 '전태일을 기억하며 - 쿠팡 조리노동자 산재사망 사건 유가족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불당동 가문비나무아래 서점에서 '전태일을 기억하며 - 쿠팡 조리노동자 산재사망 사건 유가족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를 마련한 부뜰은 이야기 나누기에 쿠팡천안물류센터 외주노동자 故 박 아무개 씨의 남편 최동범 씨를 초청했다.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이정호 노동안전보건부장,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 도성대 지회장 등도 이야기 나누기에 함께 했다. 

쿠팡 천안물류센터에서 일했던 고 박 씨는 지난 6월 1일 조리실에서 청소작업을 하다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남편인 최씨는 "코로나19 확산하면서 하청 노동자를 혹사시키더니 (사고 후) 일관성 있게 ‘나몰라라’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숨진 아내와) 친하게 지냈던 동료가 말이 달라졌다. 같이 일했던 동료는 다섯 명인데 현재 접촉이 되지 않는 상태"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진상조사 과정은 답보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은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했다. 하지만 측정 당일 식당 운영권자인 동원홈푸드 측이 제공한 오븐크리너가 사고 당시 쓰인 제품과 다르다는 점이 발견돼 결국 다음 날 재측정에 나섰다. 

앞서 7월 최씨와 충남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쿠팡과 관련 업체 대표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정호 노안부장은 "현재 쿠팡 측은 급식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또 노조가 있는 사업장도 아니어서 자료가 없다. 현장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도성대 지회장도 "역학조사가 이뤄진다 한들 왜곡 소지는 많고 관계 기관이 피해갈 시간을 벌어주기도 한다. 또 동료 역시 고용과 직결돼 있어서 증언이나 진술서 확보조차 어렵다"고 했다. 

지난 6월 쿠팡천안물류센터에서 조리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박아무개 씨의 남편 최동범 씨. 최 씨는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월 쿠팡천안물류센터에서 조리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박 아무개씨의 남편 최동범씨. 최씨는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최씨는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최씨는 "처음부터 아내 사망에 대한 원인규명을 원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규명이 제대로 이뤄질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라면서도 "아이들 때문에 버티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분과 가까운 이들이 어려운 길을 가지 않도록 끝까지 갈 것"이란 뜻을 밝혔다. 

이야기 나누기에 참여한 시민 A씨는 "이번 일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피해자 측이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란 소감을 남겼다. 

사진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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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쿠팡천안물류센터에서 조리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박아무개 씨의 남편 최동범 씨. 최 씨는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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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불당동 가문비나무아래 서점에서 '전태일을 기억하며 - 쿠팡 조리노동자 산재사망 사건 유가족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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