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한들초등학교 진입로, 감독기관은 뭐하나?
위험천만 한들초등학교 진입로, 감독기관은 뭐하나?
  • 지유석 시민기자
  • 승인 2020.11.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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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통학로 안전 문제 제기에 시청·교육지원청 개발사업 핑계만

자녀를 천안시 백석동 한들초등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A씨는 늘 불안하다. 학교로 가는 통학로가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이뿐만 아니다. 학교 건물에서 부실이 발견되는 한편, 건물 자체가 정식 인가 없이 매 1~2년마다 임시사용승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불법건축물인 셈이다.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한들초등학교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한들초등학교

이 같은 사실은 개교를 앞둔 2017년 8월 A씨 등 학부모들이 학교 시절 전반을 둘러보면서 발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스, 소방, 전기 시설 등에서 부실공사 흔적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부실 흔적을 추적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관할 관청의 사용승인에 필요한 증명서류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한 예로 가스 공사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가스 안전검사 증명서가 발급된 것이다. 그것도 개교 시점인 9월 1일자에 맞춰서. 모든 관련 인가서류 역시 시점이 개교 시점으로 맞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불안한 건 학생들의 통학로였다. 실제 한들초등학교 진입로는 위험천만하다. 진입로는 좁았고 포장상태도 불량했다. 학생들 통행로엔 펜스가 설치된 게 전부다. 화재 시 소방차량이 들어오는 데 상당히 어려울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천안시 백석동 한들초등학교 진입로. 진입로는 좁았고 포장상태도 불량해 보인다. 학생들 통행로엔 펜스가 설치된 게 전부다. 학부모들은 수년째 안전문제를 제기해 왔다.
천안시 백석동 한들초등학교 진입로. 진입로는 좁았고 포장상태도 불량해 보인다. 학생들 통행로엔 펜스가 설치된 게 전부다. 학부모들은 수년째 안전문제를 제기해 왔다.

한들초등학교 진입로를 정비하려면 땅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진입로는 백석5지구 도시개발 사업에 포함돼 있다. 

현재 도시개발은 전 박 아무개 조합장이 조합원 몰래 학교용지를 천안교육지원청에 매각하고, 그 대금을 횡령한 사건으로 중단된 상태다. 개발사업이 멈춰서면서 진입로도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A씨와 학부모들은 관계관청이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A씨는 "권한을 가진 천안시청과 천안교육지원청이 예산을 집행해 도시개발 지구에서 학교용지를 분리해 사들인 다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현시점에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제껏 관계관청은 학교 건물 들어섰고 학생들 취학하니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일관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도시개발 사업 승인 권한은 천안시청에, 학생 취학 등의 권한은 천안교육지원청에 속했으니 책임 있게 권한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A씨는 또 “학교 시설 승인과정에서 증명서류가 개교 시점에 맞춰져 있는 정황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관리감독기관은 민간사업지구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천안시청 도시개발과 이광세 과장은 9일 오전 “백석5지구는 민간사업지구여서 시 예산을 투입하는 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사업이 답보상태인데, 학부모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교육지원청 김정규 전문관도 “현행법상 도시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사업자에게 모든 권한이 간다. 개발사업이 이뤄지면 (진입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지원청도 독촉공문을 보내는 등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