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수에 대한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천안 C 중학교 배구부 감독 A 씨가 직위 해제됐다.
A 씨의 가혹행위는 언론을 통해 불거졌다. 학부모가 찍은 제보 영상엔 A 씨가 연습경기 도중 실점하자 경기장으로 난입해 선수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전수조사에 나서 A 씨의 폭행·폭언 사실을 확인했고, 19일자로 A 씨를 직위해제했다. 한편 학교 측은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관할 천안 서북경찰서에 고발했다.
A 씨는 C 중학교 배구부를 2016년 전국대회 4관왕, 2017년 CBS배 전국 남녀 중·고 배구대회 남자 중학부 우승, 2019년 태백산배 전국중고배구대회 3위 등에 올려놓았지만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로 불명예 퇴진했다.
A 씨가 직위 해제됐지만, 뒤늦은 조치 아니냐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학부모 ㄱ 씨는 "아이를 통해 A 씨의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체육과목도 담당했는데 아이는 이 교사가 학생에게 폭언을 하는가 하면 기합을 준다고 했다. 체육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이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운동부 학생들에겐 도가 더 하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ㄱ 씨는 이 학교 B 교장 역시 A 씨 성향을 인지했음에도 감싸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A 씨의 폭언, 폭행에 대해 공론화를 시도했으나 교장이 미온적이었고, 오히려 가해자 A 씨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ㄱ 씨의 주장이다.
ㄱ 씨는 또 "사건 후 A 씨는 수업에서 배제됐으나 학생들은 왜 이 교사가 수업을 하지 않는지 몰랐다. 학교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학생들에게 문제점을 인식시켜야 할 학교이기에 이 같은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B 교장은 A 씨의 성향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점은 시인했다. 하지만 "사건 후 A 씨를 신속하게 수업에서 배제했다. 앞서 A 씨가 말을 험하게 하는 걸 보고 질책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