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사람이 같이 성장하는 황소고개 영농조합
마을과 사람이 같이 성장하는 황소고개 영농조합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0.10.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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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은 ‘농업불황과 금융위기, 유통자본의 시장점유 확대’ 등으로 지역외부의 시장실패에 꾸준히 영향을 받아 왔고, 그 결과 농업구조는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농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체의 경쟁력 저하는 지역 외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외부 취업지향’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주민은 생활경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스스로 공급하기 위한 대응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 방식이 바로 ‘사회적경제’이며, 공공영역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여러 형태의 정책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아산 도곡면 기곡 2리 황소고개마을 역시 농촌의 양극화를 겪으면서 영세소농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마을의 가구 수가 줄어들면서 위기가 찾아왔었다고 한다. 원래 농사를 많이 짓던 마을인데 면적 중심의 농업으로 변화하면서 적은 면적의 소농가들은 기본소득을 내지 못하고 겨울이면 외부로 일을 찾아다녔다. 이를 지켜보며 안타깝게 생각한 강희석 대표는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10명의 조합원을 모아 2016년 영농조합을 만들었다.

황소고개 영농조합 강희석 대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마을을 위한 일이었지만 영농조합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과 대규모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영세농들에게 도지를 통해 소득을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설득을 통해 꾸준히 마을만을 위해 작은 지원 사업비라도 가져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마을에서도 인정을 해주는 곳이 되었다.

​소득을 낼 수 있는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선진지 견학과 상품을 개발하는 시간에 가장 공을 들였다. 주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황소고개마을에는 벼농사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아산시의 도움으로 일본에 선진지 교육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청즙을 만나면서 보리새싹이라는 품종에 관심을 갖고 마을로 돌아와 조합원들과 함께 황소고개 영농조합의 상품으로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처음엔 벼농사를 마친 후 논에 심어 이모작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을 친환경으로 키워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을에서 쓰지 않고 비어있는 비닐하우스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포트를 이용해 보리새싹을 키우게 되었다. 봄과 가을에는 하우스에서 10일이면 보리새싹을 수확할 수 있고, 날씨의 영향이 큰 여름과 겨울에는 수경재배를 통해 연중 쉬지 않고 보리새싹을 제공할 수 있었다.

보리새싹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

​황소고개 영농조합은 보리새싹이 안정적으로 재배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게 되었다. '보리싹 떡 공작소'에서는 보리새싹을 이용해 송편, 가래떡, 카스텔라, 찹쌀떡 등을 주 품목으로 만들고, '카페 보리'에서는 보리새싹 분말을 이용해 라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을 하면서 보리새싹으로 김치도 만들고, 학교에서 마을을 방문해서 보리새싹을 체험할 수 있는 비누 만들기, 송편 만들기 프로그램도 개발해놓고 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2020년 마을기업으로 선정이 되었다. 마을기업을 통해 큰 지원을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에 매진을 하려 했으나 코로나19라는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마을 행사에 납품하던 떡 주문도 없어지고, 학교에서도 체험을 오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보리싹 떡 공작소가 멈춤 상태가 되면서 다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위협을 받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보리새싹을 다시 알리는 기회로

​황소고개 영농조합 강희석 대표는 "지금까지 조합원들 갈등 없이 뜻을 모아 함께 해주었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보리새싹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었기에 코로나19로 잠시 멈춤 시기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며 "어떤 자원이나 자본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과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달라지는 소비문화에 적응해나가면서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보리새싹을 다시 알리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라고 한다. 황소고개마을 영농조합은 도시에 비해 자원이나 인력의 부족함을 느끼지만 조건만을 탓할 수 없는 것이기에 농촌의 현실과 여건을 십분 활용해 마을과 사람이 같이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