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뚜껑, 우유갑, 아이스팩의 환골탈태기
플라스틱 뚜껑, 우유갑, 아이스팩의 환골탈태기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10.15 2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마터면 버릴 뻔했던 재활용품 가치 있게 활용하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배달 또는 포장 음식 이용자가 많아지자 이에 따라 일회용 용기 사용도 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금처럼 플라스틱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진다면 미래에 환경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럴 때일수록 분리배출은 더욱 꼼꼼하게,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이라면 마땅히 다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 말끔해 정리해 배출해도 현장에선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여러 단체에서 제품을 직접 회수해 업사이클링 하는 등 환경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섰다. 플라스틱 뚜껑, 우유갑, 아이스팩을 유의미하게 활용하는 방법 소개한다. 

플라스틱 뚜껑이 ‘치약 짜개’로 다시 태어난다 

가정에서 모은 플라스틱 병뚜껑
가정에서 모은 플라스틱 병뚜껑

물병이나 음료수병을 분리할 땐 포장 껍데기, 뚜껑, 본체를 모두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다. 또, 선별장에서 분리작업 시 너무 작은 플라스틱은 분리가 어려워 재활용되지 못한다. 

개인이 보낸 작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치약(튜브) 짜개’. 사진 출처 : 서울환경운동연합
개인이 보낸 작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치약(튜브) 짜개’. 사진 출처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다면 음료수 뚜껑은 어떻게 버려야 하는 걸까? 해결방법은 음료수 뚜껑을 포함한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하찮은 플라스틱이 ‘치약(튜브) 짜개’로 다시 태어난다. 플라스틱 방앗간은 서울환경연합이 시작한 서비스로 가정 내에 버려지는 자잘한 플라스틱이나 쓰임이 다 된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통조림 햄 뚜껑, 생수나 음료수 뚜껑 등 작은 플라스틱을 한데 모아뒀다가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주면 된다. 재질이 ‘PP’라고 표기된 물건이어야 하며, 병뚜껑이나 병목 고리일 경우엔 재질 표기가 없어도 무방하다. 단, 실리콘·고무·비닐 등 다른 재질과 분리되지 않을 때는 재활용되지 않으니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프로젝트 참가는 플라스틱 방앗간 공식 홈페이지(ppseoul.com)에서 ‘지구를 지키는 참새클럽 가입하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시즌2 모집 신청은 마감되었으며, 시즌3 참가신청은 2021년 2월 28일까지다. 

우유갑과 멸균 팩이 살림 포인트가 된다고? 

깨끗이 닦아서 말린 후 펴 놓은 우유갑
깨끗이 닦아서 말린 후 펴 놓은 우유갑

우유갑과 멸균 팩은 식품을 담는 용기이므로 좋은 펄프로 만들어졌지만, 우유갑은 양면코팅이 되어있고 멸균 팩은 알루미늄이 첨가돼 있어 따로 모아 배출하지 않으면 일반 종이와 섞여 제대로 된 재활용이 어렵다. 주거 지역에 따라 따로 수거해가는 지역이 간혹 있지만, 일반 종이와 함께 분리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냥 재활용으로 내놓으면 되지’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유갑과 멸균 팩을 따로 모아 ‘한살림’에 갖다 주면 우유갑은 재생휴지로, 멸균 팩은 핸드타월로 다시 태어난다. 약간의 번거로움만 감수하면 환경 지키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유갑은 깨끗하게 닦아 말린 후 펴서 다섯 장씩 모아주고, 멸균 팩 역시 깨끗하게 닦아 말린 후 납작하게 해서 모으면 된다. 수거는 전국 한 살림 매장에서 시행한다. 

한살림 회원이라면 살림 포인트도 적립 받을 수 있다. 단, 멸균 팩은 포인트가 지급되지 않으며, 비조합원은 포인트 적립은 불가하고 수거만 가능하다. 적립된 살림 포인트는 매장과 온라인 장보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이스팩 버리지 말고, 이제 기부하세요 

신선식품 배송엔 필수지만, 처치는 곤란한 아이스팩
신선식품 배송엔 필수지만, 처치는 곤란한 아이스팩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황을 누리는 업종 중 하나가 택배산업이다. 택배로 물건을 받아보는 게 편리하긴 한데, 신선식품에 딸려오는 ‘아이스팩’은 그야말로 처치 곤란이다. 아이스팩은 땅에 묻으면 토양을, 배수구에 버리면 수질을 오염시킨다. 또 태우면 유해물질이 발생해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쯤 되니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게 맞는 일인가 싶다. 그렇다면 이제 더는 고민 말고, 모아둔 아이스팩을 기부해보자. 

자원순환 마을 만들기 캠페인 ‘아이스팩을 부탁해’
자원순환 마을 만들기 캠페인 ‘아이스팩을 부탁해’

‘쌍용종합사회복지관’에선 자원순환 마을 만들기 캠페인 ‘아이스팩을 부탁해’를 통해 아이스팩을 기부받는다. 현재 쌍용동 일대 아파트인 7단지 1차와 3차, 라이프타운, 쌍용 1·2·3동 행정복지센터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다. 쌍용동 거주자가 아니라면 복지관으로 직접 가져줘도 된다. 모인 아이스팩은 세척과 건조 작업을 거쳐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한다. 아이스팩 모금 관련 궁금한 점은 쌍용종합사회복지관 전화(041-571-4064)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원성2동행정복지센터 내에 있는 원성2동 자원봉사 거점캠프에서도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매주 수요일~금요일 오전 9시~12시, 중형크기(15cm*20cm) 아이스팩을 갖고 방문하면 된다. 방문 일정이나 궁금 사항은 전화(041-521-4896)로 문의하면 된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