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감히 여행은 꿈도 못 꾸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집콕’만 하고 있기엔 이 계절이 너무 아깝다. 멀리 떠나는 여행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단순 휴게 기능을 넘어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천안지역 휴게소 4곳 한자리에 모았다. ‘휴게소’ 하면 명절 귀향길이나 귀경길에 들르는 곳이라고 생각하기에 십상이지만, 요즘 휴게소는 먹방 순례와 더불어 주전부리를 즐기러 가는 등 재미 넘치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명실상부 천안을 대표하는 ‘망향휴게소’ 

천안을 대표하는 망향휴게소는 2016년 국민평가 최우수 휴게소로 선정됐을 정도로 이용객들로부터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맛깔스러운 음식이 가득한 전문식당가, 고향길을 주제로 만든 이색화장실, 어린 자녀를 둔 방문객을 위한 수유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식당가에는 40여 가지가 넘는 한식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중 닭개장은 맛 평가도가 높은 것과 동시에 찾는 이들이 많다. 천안 토속 음식인 빠금장을 이용한 된장찌개는 망향휴게소에만 맛볼 수 있는 특식으로 반드시 맛보길 추천한다. 빠금장은 간장을 넣지 않고 메주를 물과 희석해 발효시킨 것으로 맛과 영양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젖산균이 많고 나트륨 함량이 낮아 건강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길을 주제로 한 한옥 스타일의 화장실 또한 망향휴게소의 자랑거리라 할만하다. 고풍스러움에 한국의 멋이 더해진 직산 향교, 홍은사 등 천안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휴게소 한편에 마련된 ‘망향 열린미술관’은 2019년 한국도로공사에서 전국 195개 휴게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속도로 휴게소 10대 사진 명소’에서 1위로 선정된 곳으로 요즘처럼 멀리 떠나는 여행이 꺼려지는 때에 가벼운 나들이 삼아 방문하기에 제격이다. 휴게소 내 천안시 로컬푸드 판매장에선 천안지역 우수 농산물 구매도 가능하다. 고속도로를 거치지 않고 망향휴게소에 가려면 천안 IC 앞 망향로 단국대병원 근처에서 입장·성거 방면 좌측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천안 하면 떠오르는 특산품 이름 담긴 휴게소 1. ‘입장거봉포도휴게소’ 

‘입장거봉포도휴게소’에는 지역 특산물인 거봉 포도 체험장이 있는 게 특징이다. 휴게소 뒤편 포도농장에서 열리는 거봉포도따기 체험은 휴게소 종합안내소에서 이벤트 신청 후 참여하면 된다. 단, 거봉포도따기 체험은 휴게소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뜨거운 뙤약볕을 피할 수 있게 주차장에 태양광 그늘막이 설치되어있는 것 또한 이곳의 특색이다. 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안마기, 수면실, 샤워시설이 있는 휴게텔과 이발소를 갖추고 있으며, 로컬푸드 행복장터에선 천안 특산품과 더불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산물을 판매해 다양한 지역 특산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입장거봉포도휴게소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천안 IC로 진입해 안성 서울방면 좌측도로를 타고 가다 휴게소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천안 하면 떠오르는 특산품 이름 담긴 휴게소 2. ‘천안호두휴게소’ 

천안 명물 호두과자를 연상시키는 ‘천안호두휴게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두과자와 병천순대 국밥이 유명하다. 1993년부터 간이 휴게소로 운영돼 시설이 노후했었지만, 명칭변경과 함께 리모델링 공사를 해 지금은 수면실, 샤워실, 세탁실, 쉼터, 이발소, 수유실, 약국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환골탈태해 이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또, ‘3.1만세 운동 테마쉼터’가 조성돼 있어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며 산책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찾아가는 길은 취암산 터널을 통과해 수신면에 있는 천안자동차극장을 지나 성남로 이용하면 찾아가기 쉽다. 

독립미술관이 있는 ‘천안삼거리휴게소’ 

독립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상행선에 있는 ‘천안삼거리휴게소’에 가면 작품 감상 후 반드시 맛보아야 할 음식이 있다. 바로 2018년 고객과 전문가가 선택한 휴게소 맛에 선정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해물볶음돈가스’다. 각종 채소와 새우, 오징어가 만나니 그 풍미는 입맛을 자극하고 두툼한 두께의 돈가스에 해물 볶음이 더해지니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 

천안터미널을 기준으로 구성동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근처 천안웨딩베리컨벤션을 거쳐 가면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찾아갈 수 있다. 

이제 휴게소는 고속도로를 통행할 때에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가을 분위기 물씬 느끼며 감성 충전하는 시간 갖고 싶다면 휴게소로 출발!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