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고 말고는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걸로”
“살, 빼고 말고는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걸로”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10.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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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2020)

대만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100kg이 넘는 몸무게로 공룡쌤이라 불리는 유치원 영양사 장잉주안(채가인)이 세상의 시선보다 더 소중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살을 빼려 하고, 체중 유지를 위해 일일 일식한다는 유명인들을 따라 소식하면서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다이어트 방법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거다. 말로는 아주 쉽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돌입하면 세상만사가 귀찮고, 맛있는 음식은 왜 이리 많은지 평소 좋아하지 않았던 것들까지 먹고 싶어진다. 이렇다 보니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자연히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이어트,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분명 살을 빼기 위해 본인 스스로 시작한 것이지만, 고통(배고픔)과 고난(운동)과 시련(미미한 체중 감소)이 반복되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가 이러고 있나’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그동안 억눌렀던 식욕을 봉인 해제하자 돌아오는 건 폭식으로 인한 한순간 쾌락과 공포의 ‘요요현상’. 그리고는 다시 시작되는 다이어트도 성공 못 하는 못난 인간이라는 자학. 아, 살! 도대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건강이 나빠진다면 당연히 비만은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미적인 기준을 이유로 강요하는 다이어트나 살이 찐 사람들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살을 빼고 안 빼고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옆에서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거.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