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넘긴 LS일렉트릭 노조 천막농성, 그곳에서 무슨 일이?
40일 넘긴 LS일렉트릭 노조 천막농성, 그곳에서 무슨 일이?
  • 지유석 시민기자
  • 승인 2020.10.13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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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장급 조합원 징계에 사측 조합원 무더기 징계로 맞서

 

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위치한 PLC·인버터 제조업체인 LS일렉트릭(옛 LS산전)에서 노사갈등이 40일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 LS일렉트릭 노조는 사측이 중간관리자를 회유해 노조와해를 시도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LS산전_01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위치한 LS엘렉트릭 천안공장에서 노사갈등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LS산전_01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위치한 LS일렉트릭 천안공장에서 노사갈등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청주·부산·천안 세 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 곳 공장 노조원은 10월 기준 947명이며, 천안지부 조합원은 206명이다.

LS일렉트릭 천안공장 노사갈등은 지난 7월 천안지부가 중간관리자인 반장 12명을 노조지침 위반으로 '제명' 처분을 한 게 발단이었다.

천안지부는 앞서 2018년 남 아무개 부사장이 부임한 이후 업무와 무관하게 제전복(정전기 방지 옷)·제전모 착용 의무화 등 사측의 노조개입 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김 사무장은 "남 부사장이 아무런 관련성이 없음에도 모자 착용을 강요했다. 교섭 석상에서도 모자를 쓰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복장을 둘러싼 알력은 7월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천안지부는 취업시간 중 조합활동을 하고자 회사에 공문으로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반장 조합원을 통해 노조활동 제지에 나섰다.

천안지부는 이들이 조합원 신분을 망각하고 조합 활동을 방해했다고 판단, 내부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반장이 꾸린 별도의 조직인 ‘선진회’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또 사측의 승인절차 없이 사내 게시판에 성명서를 무단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안지부는 먼저 반장 조합원들에겐 ‘정권(조합원 권한 정지)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또 선진회엔 성명서 무단게시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선진회는 묵묵부답이었다. 

노조가 재차 선진회에 경고하자 이번엔 사측이 나섰다. 사측은 작업복 착용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점검확인을 통해 위반 시 징계하겠다고 선언했다.

천안지부는 이를 작업복 착용이 사용자의 지배·구속 하에 이뤄지는 행위임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천안지부는 근무시작 시간인 오전 8시 30분 조회에 임한 뒤 근무복장으로 갈아입고 작업에 임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그런데 반장 12명이 이 지침을 어겼다. 이에 노조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제명'했다. 이러자 사측은 오히려 노조 지침을 따른 조합원 198명에 징계(견책) 조치를 취했다. 

LS엘렉트릭 노사갈등이 12일 기준 4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천안지부 김창원 지부장(오른쪽)과 김동현 사무장(왼쪽)이 사측의 노조압박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LS일렉트릭 노사갈등이 12일 기준 4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천안지부 김창원 지부장(오른쪽)과 김동현 사무장(왼쪽)이 사측의 노조압박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안지부는 결국 8월 27일 LS산전 천안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한편 지난 9월 9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이에 맞서 사측은 9월 15일 2차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사측의 노조활동 방해와 이에 따른 노조 반발, 뒤이은 사측의 조합원 징계는 노사갈등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LS산전 사측이 노조의 중간 관리자급(반장) 조합원 징계를 문제 삼아 조합원을 무더기 징계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천안지부는 그간 사측이 노조와 협의 없는 수당인상, 판공비 지급, 향응 등으로 반장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노조의 반장 조합원 징계를 문제 삼고 ‘선진회’의 행동을 묵인한 것도 사측이 그간 반장을 회유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천안지부는 사측이 조합원 전달시간·조합 대표자 선거 시간 불허 등 그간 이뤄져 왔던 조합 활동 권리까지 박탈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공장 인사지원팀 황 아무개 팀장은 12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노조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예를 들어 조합원 전달시간은 부서마다 무분별하게 이뤄져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고 조합 대표자 선거의 경우 노조에 축소 협조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갈등 해소를 위한 기회가 전혀 없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중재로 두 차례 노사정 협의가 있었지만 결렬됐다. 이 와중에 사측은 지난 9월 23일 2차 징계위원회를 열어 1차 징계 198명 중 소명 절차를 거친 9명을 제외한 189명에게 기본급 10% 삭감 처분을 내렸다.

김동현 사무장은 "한편으론 사소해 보이는 일이 점점 커진 상황이다. 사측은 7월 이전, 그러니까 반장 징계 철회만을 고집한다"라면서 "내부적으로 해결을 시도하려 했지만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천안지부의 천막농성은 12일(월) 기준 47일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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