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인 자녀 둔 엄마들 ‘자유부인’ 되는 날
난청인 자녀 둔 엄마들 ‘자유부인’ 되는 날
  • 시민리포터 한영찬
  • 승인 2020.10.07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께하는난청인가족’, 인공 와우 케이스 만들기

천안NGO센터 ‘시민교육 지원사업’ 중 ‘함께하는난청인가족’이라는 모임이 있다. 청각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일반인의 청각장애 인식개선과 난청 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인공 와우 수술 후 재활방법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결성되었다. 

인공 와우 수술 후 아이들은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운동 시에 1000만 원씩이나 하는 인공 와우(외부 수신기)를 잃어버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함께하는난청인가족 모임은 지난달 20일(일)에 난청인 자녀를 둔 엄마들과 함께 인공 와우 케이스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감하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가 우선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각장애인 수는 37만7094명 정도 된다. 청각 장애인은 크게 농인과 난청인으로 구분하는데 농인은 손으로 하는 말인 ‘수어’로, 난청인은 보청기나 인공 와우를 착용하여 입으로 말하는 ‘구어’로 의사소통한다. 

2018년부터 아기들이 태어나면 바로 청각장애 검사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법이 개정되어 이제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확인 가능하며 부모가 원할 경우 생후 9개월 이후부터 인공 와우 수술은 가능하다고 한다. 

인공 와우를 착용한 아이들은 인공 와우의 배터리가 없거나 인공 와우가 고장 나면 전혀 소리가 들리지 않는 농인이 된다. 그리고 인공 와우라는 장치를 통해 소리를 듣기 때문에 일반인의 듣기 환경과는 차이가 커서 소음 속 멀리 있는 소리, 특정한 소리 또는 음악 소리 등을 잘 듣지 못하여 인지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오해가 자주 발생한다. 

이지은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상임이사는 이럴 경우 “입 모양 보여주기, 가까이 와서 말하기, 그리고 친절하게 말하기 등으로 배려해주면 난청인과의 소통이 쉬울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사랑’으로 만든 인공 와우 케이스 

이번 인공 와우 케이스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에 참석하면서 아이들은 아빠와 가족에게 맡기고 엄마들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떨어져 엄마들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참석자 중 한 엄마는 “오늘만큼은 자유부인이에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표정엔 하나같이 밝고 건강한 웃음꽃이 가득했다. 엄마들의 사랑이 담긴 와우 케이스 제작은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해서인지 순식간에 두 시간 반가량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 상임이사와 김지영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충남지부장이 인공 와우 케이스 제작에 강사로 참여하여 먼저 만들어 본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참석한 엄마들에게 전수하는 방식으로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인공 와우가 담길 주머니를 재단하고, 바늘귀에 실을 꿰고, 꿰맨 실에 매듭을 만들고, 박음질하고 마무리를 하니 어느덧 와우케이스가 탄생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박음질과 시침질 등 중학교 가정 시간에 엄마들이 배운 기본 실력이 탄로 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인공 와우를 통해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하며 긴 여정의 재활과정을 거쳐야만 친구들과 놀면서 학교생활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불편함을 이기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족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배려하고 소통하는 따뜻한 눈으로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참여문의 : 010-2062-5326
시민리포터 한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