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술과 여유를 한번에 만끽하기 좋은 그곳
가을, 예술과 여유를 한번에 만끽하기 좋은 그곳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09.28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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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강제집콕이 길어지고 있다. 긴 집콕의 여파는 가을의 푸른 하늘로 위로받아야 하는 계절, 마음이 파래지는 우울감도 잔뜩 가져다주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전국이 코로나 19가 종식할 때까지는 거리 두기가 필수인 사회가 됐다. 이젠 코로나19 이후 세상을 우리 스스로 바꾸는 일만 남았는데.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거리 두기가 충분히 가능한, 내 눈과 마음을 안정시켜 줄 예술과 자연이 있는 그곳을 거닐며 새로운 일상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기자가 다녀온 3곳을 종합해 소개한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 온양민속박물관 - 40년 넘게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 탄복 
꽃, 나무, 정원, 민속유물 어우러진 자연의 품 그대로 

계몽사 대표 구정(龜亭) 김원대 선생(1921~2000)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전국 각지의 희귀 민속품을 수집하고 모아 1978년 아산에 온양민속박물관을 설립했다. 온양민속박물관은 구정 선생의 뜻에 따라 후세에게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을 실물 민속자료를 통해 전통을 되살리는 사업을 진행하는 아산 유일 사립박물관이다. 

건립한 지 40년이 넘은 박물관은 다양한 민속품과 전통물품을 관람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방문의 가치가 크다. 그런데 박물관 고유 기능인 전시도 좋지만 박물관 정원의 아름다움을 한 번이라도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온양민속박물관은 정원 자체만 만끽해도 뿌듯한 즐거움이 넘치는 곳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부딪히는 햇살을 느끼며 조용히 거닐어도 좋고 친구와 간만에 마음 닿을 대화를 나눌 곳으로도 멋지다. 정원 곳곳에는 민속유물이 배치돼 있는데 어느 구석을 살펴도 조화롭고 평온한 자연미가 흐른다. 이른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산책, 이곳에서 가능하다. 한 방문객은 “정원만 한 바퀴 돌아도 입장료 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진 곳”이라는 찬사를 전했다. 

카페 온양에서 박물관 정원 쪽을 바라본 풍경

게다가 박물관 내 구정아트센터 근처에 최근 새로 생긴 ‘카페 온양’의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비 오는 날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운치란!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꼽은 이유, 충분히 알 수 있다. 

현재 온양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삶의 즐거움을 향유하던 '일상'을 현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전시 ‘일상의 향유전’을 연다. 정원 너와집에서는 <일상의 공간>을, 구정아트센터에서는 <일상의 유희>를 전시한다. 10월 11일(일)까지 진행한다. 

입장료 : 5000원, 아산시민 신분증 지참 시 1000원 
문의 : 041-542-6001


◆ 당림미술관 - 설화산 자락에 안긴 아늑한 정원 품은 미술관  
예술미 넘치는 정원과 살롱 분위기 카페 ‘디엘’까지

당림미술관은 우리나라 미술 1세대인 당림 이종무 화백의 마지막 작업실이자 미술사에 남을 유산으로, 이종무 화백의 유지를 받들어 차남인 이경렬 관장이 사명감을 가지고 운영하는 곳이다. 

1997년 개관한 당림미술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20년 넘게 가꿔온 정원을 산책하러 가는 것만으로도 감성 충만한 나들이가 된다. 당림 정원 곳곳엔 다양한 설치 미술작품이 있어 정원 산책의 낭만과 멋을 배가시켜준다. 

설화산 아랫자락인 미술관 전시실 뒤편을 돌아가는 산책로는 30분도 안 걸릴 만큼 짧지만 숲길을 걷는 재미를 듬뿍 느끼게 해준다. 밤송이가 뚝뚝 떨어져 있고 비 온 뒤 대나무 죽순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 숲이 지닌 고유한 향기도 실컷 맡을 수 있다. 아이들이 만든 야외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산책길이다. 이곳이 미술관이고 미술이 살아있는 정원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바퀴 산책을 마쳤다면 체험교실과 나란히 있는 카페 디엘에서 여유를 느껴보자. 한적한 시골 살롱 같은 카페는 온 실내를 훈훈히 데울 페치카 덕분에 그림 같은 낭만 풍경도 함께 만들어준다. 

카페 디엘 바로 옆 돌계단을 오르면 야외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즐길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있다. 앞이 탁 트여있어 마음 놓고 가을 향 듬뿍 맡으며 지인들과 수다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방해받지 않고 차와 이야기를 나눌 곳이 바로 당림미술관이다. 
현재 진행 중인 <치유의 숲> 전시는 10월 7일(수)까지 이어진다. 

미술관 입장료 : 어른 4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
문의 : 041-543-3969


◆ 리각미술관 - 눈길 가는 지역작가 2인 초대전 전시 중 
언덕배기 풍경이 멋들어진 야외카페 엠(M), 도심의 여유는 이곳에서 
김동욱 사진전, <深夜散步Ⅱ(심야산보Ⅱ)>와 민성식 작가의 <누군가의 창고>전

리각미술관은 1997년 완공한 야외조각전시미술관으로 이미 천안시민들에겐 도심 속 휴식을 제공하는 여유로운 미술카페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조각 1세대 작가인 이종각 선생의 조각작품이 20점 넘게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명망 있는 작가들의 초대전이 계속 열리는 곳이다. 

1만5700㎡에 이르는 넓은 대지 위에 수형을 자랑하는 나무들과 어울려 존재감을 뿜는 이종각 선생의 조각작품은 리각만의 고유한 정원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가을의 한가로움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리각미술관은 코로나19의 여파를 이기며 최근 새로운 전시를 진행 중이다. 김동욱 사진전, <深夜散步Ⅱ(심야산보Ⅱ)>와 민성식 작가의 <누군가의 창고>를 전시한다. 

김동욱. 을지로3가 240 _  241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아온 김동욱 작가는 인적이 끊긴 밤 시간에 건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의 옛 자취가 물씬한 풍경과 남다른 감회가 올라오는 서울의 밤 풍경들을 독특한 인상으로 표현했다. 별것도 아닌 풍경일지 모를 그 장면에서 그는 뭔지 모를 아련한 기운과 깊이 있는 상념의 시간을 건져낸다. 

50호 Surfer shop 2017 oil on canvas 80.3x116.7cm 복사본 4
민성식. 50호 Surfer shop 2017 oil on canvas 80.3x116.7cm 

민성식 작가는 마치 이야기가 숨어있을 듯한 색채감 돋보이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분할된 면에 단색으로 칠해진 화면, 그리고 집과 빌딩 같은 건축물 실내외 풍경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이다. 특히 그는 동양화의 부감법(俯瞰法)을 활용한 시점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그의 작품이 남다르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니어처를 소재로 한 설치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 감상을 다 했다면 바로 옆 카페 M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잔을 마시는 시간도 누려보자. 모처럼 열린 이번 전시를 감상하며 언덕 아래 내려다보이는 넓고 우아한 정원이 있는 리각미술관의 새로운 매력, 오늘 한번 느껴보시길. 
전시는 11월 22일(일)까지 열린다. 

입장료 없음
문의 : 041-565-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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