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 타고 싶은 그대들에게 
가을 감성 타고 싶은 그대들에게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09.27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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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클래식 어때요?”

첫 번째 테마 : 음악 

세상에 아름다운 음악은 널렸는데 내가 다 알지 못한다. 그런데 문득 우연히 한 소절을 들었는데 감동의 물결이 가슴을 치는 그런 음악이 있다. 하지만 그 제목을 알지 못해 답답한 기억 한두 줄은 누구라도 있을 듯. 

인간은 영물이다. 동물과 달리 언제고 감동받을 욕심을 안고 산다. 귀를 통해 뇌에 새긴 아름다운 공기의 파동은 가슴에 울컥울컥 넘나든다. 그래서 음악을 통해 느끼는 감동은 찐하고도 가슴 절절한가 보다. 

요즘은 웬만한 곡들을 유튜브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숨은 포텐 터지는 클래식을 소개한다. 가을 감성 물씬 풍기는 추남 추녀가 되고픈 감상을 클래식을 통해 발산해보기로. 

음악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클래식은 1도 모르는 막귀일지라도 충분히 감동할 아름다운 곡들을 소개한다. 기자가 먼저 들어본 소감은 그야말로 클래식에 눈이 번쩍 뜨일 가슴팍 파고드는 음악으로 강추하고 싶었다는 것. 아는 만큼 행복해질 음악이다. 

클래식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약간의 조건이 필요하다. 혼자 있어 주변의 방해를 받을 염려가 없도록 마음 놓고 들을 약간의 시간과 조용히 심취할 마음의 준비다. 필요한 건 딱 그 2가지! 

클래식을 듣기 위해 뭐 이리 까다로워? 하고 물을지 모르나 무슨 일이든 처음 접근이 중요하다. 어떤 상태서 듣느냐에 따라 곡의 느낌도 다르게 온다. 이왕이면 내 맘에 쏙 와닿을 조건에서 듣자. 그렇게 들었는데도 아닌 건 아닌 거다. 내 마음의 결과 겹치는 그 곡이 바로 나의 치유곡이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 Johannes Brahms : Sextet No.1 in Bflat major, Op. 18 II. Andante, ma moderato.
(브람스 : 현악 6중주 1번 내림나장조 Op. 18 - 2악장 안단테 마 모데라토)

현악 6중주이며 주제와 6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곡이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각 2대씩 6개의 현악기가 이루는 화음의 매력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도입부의 멜로디가 은근한 격정을 몰고 와 마음에 부딪히는 비장미가 엿보인다. 

최근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영향으로 브람스의 클래식에 흥미를 느낀 사람이 많은 듯하다. 현악기의 조화로운 화음을 부드럽고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브람스. 출처 위키백과
브람스. 출처 위키백과

◆ Johannes Brahms : Clarinet Trio in A Minor, Op. 114. II. Adagio
(브람스 : 클라리넷 트리오 가단조 Op. 114 - 2악장 아다지오)

브람스의 곡들은 가을 향이 많이 난다고 평가할 만큼 가을을 닮은 느낌의 곡들이 많다. 그중 클라리넷 트리오 2악장은 정말 초연히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느낌을 닮았다. 가을의 휘파람 소리처럼 시작하는 도입부는 자동으로 경청 자세를 만들어준다. 마치 청량한 가을밤의 분위기가 흐른다고나 할까. 첼로 연주가 감싸 안는 듯한 곡의 흐름을 귀 기울여 들어보길. 곡 전체에서 빠질 수 없는 감성코드는 오, 가을이다! 

 

◆ Gustav Mahler : Symphony_No_5_in_C-Sharp_Minor_IV_Adagietto 
(구스타프 말러 : 교향곡 5번 올림 다단조 4악장)

구스타프 말러. 출처 다음백과
구스타프 말러. 출처 다음백과

위로가 필요할 때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때 마음의 심연을 건드려주는 곡. 한껏 우울 타고 싶고 혼자 청승맞은 분위기 느끼고 싶다면 강추. 어디론가 쑥 빨려 들어가듯 이어지는 선율이 매혹적인 고독감을 선사한다. 이 곡을 작곡할 때 말러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곧 다가올 겨울의 황량함도 그려지지만, 그마저 아름다운 풍경으로 상상하게 하는 멋진 곡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곡의 완성도가 높고 매우 아름다운 선율이라는 생각이 든다. 듣는 환경이 좋을수록 그 진가를 더 알게 되는 곡. 

 

◆ Rachmaninov : Symphony No. 2 Op. 27 III. Adagio: Adagio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2번 3악장 아다지오) 

라흐마니노프. 출처 다음백과
라흐마니노프. 출처 다음백과

이토록 가을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음악이 많다는 건 인간에게 행운이다. 음악의 가장 순효과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감동을 몰고 온다는 것, 느낄 수 있다니 참 다행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마치 그 가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선율로 안내한다. 어느 순간 격정을 몰고 왔다가 어느 순간 구슬픈 멜로디를 그려낸다. 그러고는 마음을 다독이는 부드러운 연주로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하모니도 함께 느낄 수 있다. 

 

◆ Paganini : Sonata for Violin & Guitar No. 12 in e minor 
(파가니니 :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12번 마단조)

파가니니. 출처 다음백과
파가니니. 출처 다음백과

이 곡은 이미 1995년 방영한 모래시계 ‘혜린의 테마’로 널리 알려진 곡이지만 우수에 젖은 가을 느낌이 잘 나타나는 곡이어서 선택했다.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당대 명성을 알렸던 파가니니가 기타를 사랑했던 마음을 드러낸 곡이다. 

근대적인 느낌이 강한 악기 기타와 고전 악기인 첼로의 조화가 아름답다. 중간에 밝고 경쾌한 부분은 밝은 햇살 비치는 하늘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곡의 전반적인 흐름은 은근한 격정이 삶에 배인 한국적인 정서와 꽤 어울리는 듯하다. 혜린의 머릿결이 흩날리는 상상을 하며 들으면 더욱 음악 속으로 파고들게 되는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