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인권으로 연결되는 접점들을 만들어 내야”
“교육이 인권으로 연결되는 접점들을 만들어 내야”
  • 시민리포터 고나영
  • 승인 2020.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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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자생 시민단체 ‘한빛회’ 


한빛회는 서북구 두정동 한빛평생교육원과 같은 공간에 있다. 입구 현판의 ‘중증장애인 삶의 현장이 복지정책으로, 대중으로, 문화로!’라는 문구는 ‘한빛회’가 어떤 단체인지 말해준다. 이연경 한빛회 대표와 만남이 더욱 설ㅤ렜다.

규모보다는 전문화, 조직화로 성장

1981년 5월 11일 천안에서 시작한 풀뿌리 시민단체 한빛회가 내년이면 40주년이다. 당시 장애인시민단체들은 주로 서울에서, 비장애 사회복지사들 중심으로 조직됐지만, 한빛회는 천안 지역에서 장애 당사자가 만든 장애인 활동 지원단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에 접근하기 쉬워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당사자로서 절박성을 갖고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킬 수 있어서 한빛회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한빛회는 매해 봄에는 등반, 여름에는 캠프, 가을에는 체육대회, 겨울에는 송년회를 개최한다. 이 모든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며, 서로 돕고 응원하며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간다. 

40여 년 동안 한빛회는 초기 30명 정도인 조직이 점점 커져 2018년에는 발달장애인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 ‘한빛인’으로 분리했고, 스포츠 부문은 정책 제안을 통해 천안시 장애인 체육회로 이관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천안시 직장경기부 좌식배구팀이 창설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한빛회는 규모의 확대보다 조직화, 전문화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단체가 직면한 어려움

한빛회는 시민 후원만으로 운영한다. 인건비조차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 자원 충당을 위해 수익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인력 부족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너무 많아서 행정에 치중하느라 활동에 제약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장애인들은 끊임없이 사회에 나와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이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이마저도 차단된 상황이다. 활동 보조인 방문으로 맺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마저 중단되어 이들의 사회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시민들에게 원하는 것

이연경 대표는 “통합을 위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통합을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과 배제를 만들기도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 맺음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사회가 분리 배제했던 시간들을 인정하고, 관계 맺는 경험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적 경험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빛평생교육원에서는 장애 당사자를 인권 강사로 양성하고 지역의 학교와 직장에 강의할 수 있도록 파견한다. 교육만으로 장애 문제를 해결하거나 장애 감수성을 키울 수 있지는 않다. 교육을 통해 높아진 인권 의식이 반드시 생활 속에서 실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이 인권으로 연결되는 접점들을 많이 만들어낼 때 우리는 더욱 연대할 수 있다. 

사회 내 시민단체가 갖는 영향력과 중요성은 매우 크다. 자신이 속한 지역과 지역 시민단체에 관심을 갖고 후원과 기부 문화가 확산한다면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각자가 있는 그 자리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후원계좌 : 농협 174392-51-001877(예금주 천안한빛회)
문의 : 841-573-1177

 시민리포터 고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