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버스’, 충청지역 왔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버스’, 충청지역 왔다 
  • 지유석 시민기자
  • 승인 2020.08.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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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산 잇달아 방문…보수 개신교 단체 맞불시위 벌여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 중인 '전국순회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평등버스'(이하 평등버스)가 26일(수) 충청지역을 찾았다. 지난 17일 국회를 출발한 평등버스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을 거쳐 오후엔 아산에 도착했다. 홍성과 아산은 각각 전국 19번째와 20번째 방문지다. 

평등버스 도착에 맞춰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충남연대)와 아산시민단체협의회(이하 아산협의회)는 이날 오후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 중인 '전국순회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평등버스'가 26일 오후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등버스 기획단 활동가 '몽'은 "차별금지법은 사람들에게 차별이 자신의 탓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나 혼자서 경험하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한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그러한 사회에 맞서서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평등의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이자 자신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보수개신교 세력과 법안 통과에 미온적인 정부·여당을 겨냥, "국회는 보수개신교 세력에게 '누군가를 차별해도 된다. 이 사람들은 우리와 동등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집단의 목소리를 승리 경험으로 기억하게 도왔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할 책무를 지닌 국회, 지역 의회가 '평등‘과 ’인권'을 입에 올리기를 꺼리자 혐오 선동세력은 그것을 자신들이 승리한 증거로 삼았다"며 "반대 의견은 물러설 이유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이유를 확인시켜준다. 혐오 선동세력의 반대는 수렴해야 할 의견이 아니라 정면 돌파해야 할 혐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 중인 '전국순회 차별금지법제정촉구 평등버스'가 26일 오후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맞서 보수 개신교 단체는 맞불시위를 벌였다. 

충남연대 임푸른 활동가도 "트랜스젠더라서 투표권이 침해되면 안 되고, 성 소수자라서 노동권이 침해되면 안 되며 사회적 소수자라서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여성이라서, 장애인이라서, 청소년이라서, 이주민이라서 삶의 다양한 현장에서 권리를 침해받는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입법되어야만 다양한 차별에 대응할 수 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실태를 조사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성명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주최 측은 "우리 충남 지역의 경우 지난 2017년 보수 종교단체와 정당의 시대착오적인 주장으로 인해 충남인권조례가 폐지되는 참담한 사건이 있었으며, 결국 2018년 지방선거 직후 ‘충남인권기본조례’로 위상이 격상된 인권조례가 다시 제정된 바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몰지각한 혐오세력에 의해 쉽게 왜곡되고 폄하될 수 있음을 통감하였고, 차별과 혐오의 금지를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고 적시했다. 

이어 "이제는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 차별의 의미와 내용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의 마련이 시급하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무책임한 시간 끌기를 그만두고, 즉각 당론을 통해 법률 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며 여당인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보수개신교 단체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맞불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동성혼을 합법화하고, 종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예산의 모 교회에서 왔다고 밝힌 50대 A 씨는 "세상이 교회를 마녀사냥 한다"라면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는 측이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자는 구호를 외쳤다. 교회와 성도가 이들을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등버스 순회 중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위원장은 "저들은 잘못된 지식의 피해자일 것이다. 저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주입하는 목회자들의 잘못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