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운 삶 보장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나아갈 길은?
인간다운 삶 보장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나아갈 길은?
  • 시민리포터 이경구
  • 승인 2020.08.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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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통합돌봄 방향과 과제 논의하는 ‘지역사회 보건복지포럼’ 열려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전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앞으로 코로나19의 재유행과 또 다른 주기적인 감염병이 창궐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돌봄 체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돌봄 수요 감당할 통합돌봄센터 설치와 돌봄 제도 재구성 필요”

지난 13일(목) 천안YMCA 1층 강당에서 ‘지역 기반 커뮤니티 케어 어떻게 갈 것인가?’를 주제로 지역사회 보건복지 포럼이 열렸다. ‘복지 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이하 복지세상)’이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원장 윤 황)이 지원했다. 

이번 포럼은, 천안시가 노인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어 2019년부터 2년간 사업을 진행 중인 천안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전체적으로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오프라인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고 복지세상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도 중계되었다. 

제1 발제자인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김보영 교수는 “새로운 돌봄을 위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과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돌봄 제도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이상적 돌봄이란 서로 돌보고 싶은 만큼 돌보면서 관심과 배려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돌봄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명확한 지향점을 갖고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과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2 발제자로 천안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성과 사례를 소개하고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으로 “선도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천안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을 개발하고 천안시 차원에서의 조례 제정과 사업의 지속 수행을 위한 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민관협력 구조 강화와 향후 증가하는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센터 설치가 꼭 필요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지역사회 돌봄망 구축 시급”

발제 이후에는 박성호 전국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공동위원장의 사회로 토론을 시작했다. 천안시 박민애 복지정책과 통합돌봄팀 팀장의 천안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개요와 절차, 평가가 이어졌다. 박민애 팀장은 “중앙 정부에서는 지역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절차 적용에 따른 문제점과 법이나 지침의 부재로 혼란스러운 한계점이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월영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장은 “천안시만의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인간다운 삶 보장 등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 제정으로 뒷받침하겠다”라며 힘을 실었다.

홍종원 방문의료클리닉 건강의집의원 대표원장은 외래 진료는 하지 않고 주로 방문 진료를 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방문 진료 의사가 되어 현실을 마주하니 의료, 복지, 돌봄, 주민자원이 협력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백화점식 서비스는 늘었어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역사회 돌봄망 구축이 시급하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이선영 복지세상 사무국장은 지역 안에서의 존엄한 돌봄,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를 위한 준비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중 주거와 관련된 집과 사회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의 필요성, 전담 인력과 그에 따른 예산 수반이 절실함”을 피력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지역사회 보건복지 포럼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고 현장에서 쏟아진 질문과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궁금증에 대한 답변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행사 시작 전 발열 체크는 물론 발제자나 참석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좌석도 일정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다. 

지역사회 보건복지포럼에 참석한 느티나무노인복지센터 육현숙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이후 현장에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참석했다. 다양한 정보를 얻었고, 천안시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들에 대한 대안이나 처우에 대한 방향 제시가 언급되지 않았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복지 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은 지역사회의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복지공동체를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나가고자 1998년에 창립했다. 천안을 기반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복지정책을 제안하고 빈곤 인식 개선과 시민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리포터 이경구

 

* 커뮤니티 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홈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관리 및 보건 복지 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은 ‘지역사회(통합)돌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