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혁신과는 거리가 먼 충남교육청 인사 행정은 도돌이표다"
"학교 혁신과는 거리가 먼 충남교육청 인사 행정은 도돌이표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0.08.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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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9.1자 인사발령에 대하여

지난해 8월 9일, 우리는 충남교육청 2019학년도 하반기 인사발령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 혁신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었고, 더구나 그 실현 의지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부적절한 인사 행정을 비판하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8월 6일 2020학년도 하반기 인사발령 내용을 살펴보면서 혁신과 변화를 위한 진보교육감의 인사 행정은 드러나지 않고 있음에 충남교육의 방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전교조 충남지부는 충남교육의 정책 동반자로서 이번 인사 행정에 대한 몇 가지 쓴소리를 하고자 한다. 

 

1. ‘능력인증과 공평성’이라는 인사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인사 행정이다. 

인사는 우선 개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맞는 자리에 배치되어야 하며, 다음은 기회의 공평함이 있어야 한다. 충남교육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마땅히 가야 할 자리에 배치되었을 때 대다수 사람은 그 인사에 대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 많은 교원이 충남교육 행정을 신뢰하고 충남교육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며, 충남교육에 대한 많은 도민의 지지와 성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본청 장학관과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장 발령은 선심성 인사 내지는 사례성 인사의 비판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현 업무에서 특별한 업적을 내지 못하거나 방관적 자세로 행정을 펼쳤던 인사가 자연스럽게 본청 업무를 돌아가며 전직하고 승진하는 모습은 능력인증과 공평성의 인사 원칙에서 많이 벗어난 것이다.

 

2. 현장 중심의 모범적인 혁신학교 모델을 창출한 인사가 학교 혁신의 중심에 서지 못한 인사 행정이다.

양적으로 성장한 충남형 혁신학교가 이제는 질적 성장을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이를 실천에 옮길 능력 있는 인사가 준비되어야 하고, 그러한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만 한다. 혁신지구를 책임질 혁신학교 교장 발령은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전혀 혁신학교 경험도 없는 장학사 출신 인사가 혁신학교 교장으로 발령이 나는 것은 혁신학교 모델 창출의 지속성을 저해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장학사 출신의 교감과 교장 발령의 확대는 학교 혁신을 위한 교육감의 적극적인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혁신 학교로 현장 교사 출신의 교감과 교장이 많이 배출되어야만 충남의 학교 혁신은 현장과 소통하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3.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기관장이나 본청 국·과장급 장학관 발령은 현장 중심의 학교 혁신 소통을 무시한 인사 행정이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더라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점은 동의하지만, 교육감을 제외한 최고의 교육 행정직을 접한 인사가 현장으로 돌아올 경우 현장 중심의 학교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 행정 중심의 학교 경영 차원에 머물렀던 사례가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국장 출신의 교장은 학교 활동보다는 행정에 집중하고 의전에 관심을 집중한 나머지 현장 교사와의 갈등이 많은 상태에서 쓸쓸한 정년으로 접어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4. 일부 교육 전문직(장학사) 인사의 경우 행정의 전문성을 고려한 지속성이 무시된 인사 행정이다.

대개 장학사 업무가 복합적이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업무의 전문성을 보장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으나, 채용 과정의 전문성을 유지해 줌으로써 충남교육의 전문성은 더 확보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의 첫 단추를 잘 끼워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잦은 보직 이동으로 장학사 스스로 전문성을 찾기 어렵게 되고 결국은 장학사 출신의 교감으로 전직하는 사례가 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장 출신 교사의 승진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보수 교육감 시대와 똑같은 장학사 출신의 현장 이동이 확대할 것이다. 

진보교육감 시대는 당연히 현장 중심의 교육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으나 상실감이 커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시급하게 충남교육청은 현장 교사의 인사 행정 비판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혁신과 변화에 나서줄 것을 바란다. 앞으로도 전교조 충남지부는 수많은 교원과 시민들의 뜻을 수렴하면서, 충남교육청의 인사 정책을 깊이 살펴보고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바른 인사 행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싸워나갈 것이다. 

2020년 08월 0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