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지루해? 그럼 ‘천안아! 놀자’로 놀면서 공부하자!
역사가 지루해? 그럼 ‘천안아! 놀자’로 놀면서 공부하자!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8.11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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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동아리 ‘지실’ 학생들이 만든 천안 역사 활용한 보드게임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과 관내 지역아동센터에서 미취학 아동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습 멘토링을 담당했던 천안여고 봉사 동아리 ‘지실’ 친구들은 학습자들이 역사를 어렵고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역사를 알려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급기야 ‘지실’ 소속 2학년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천안의 역사를 주제로 한 보드게임 개발에 들어갔다. 

기장 박진경, 부기장 고새연, 유서현, 이채원, 권미소, 손하민, 차연정, 박수빈, 송지윤, 김주원 총 10명의 동아리원이 들려주는 ‘천안아! 놀자’ 제작기 함께 들어보자.

“혼자 하기 힘든 봉사,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욱 힘이 나죠” 

보드게임 설명에 앞서 아이들은 동아리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1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육 봉사 동아리 ‘지실’은 천안여고에서 3대 동아리로 뽑힐 만큼 명성이 자자해 동아리 가입부터 만만치 않다. 무려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아리에 가입한 동아리원들은 가르치는 것이 업이 되길 희망하며,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고 갈 참교육자를 꿈꾸는 아이들이다. 

취재에 참여한 학생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지도 봉사를 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혼자는 힘든데 친구들과 같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라고 입 모아 말하며 “지실(知實)은 ‘당신과 함께 뜻을 맺는다’라는 뜻이거든요. 이름에 걸맞게 저희의 봉사가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아이들이 꿈꾸며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 봉사 활동에 임하고 있답니다”라고 밝혔다. 

‘지실’에서 활동하는 2학년 학생들은 제22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 참가해 은상에 입상하는 등 봉사 동아리로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 있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과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국내의 우수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을 발굴해 격려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루한 공부 아닌 재미있는 놀이로 천안 역사 알려 주고파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령대별로 수업주제를 달리해 미취학 아동들은 활동 중심으로 교육하는 등 학습자들의 흥미 유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역사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유달리 지루하고 힘들어했다. 현충일을 맞이해 태극기를 그리거나 군인 아저씨께 편지 쓰기를 진행해봤지만, 다른 수업에선 활발하던 아이들마저 역사 관련 수업을 할 땐 드러누울 정도로 재미없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동아리 친구들은 재미있는 역사교육이 관건이라고 생각하던 차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 수련활동팀 조순덕 주임의 ‘청소년이 주도해 보드게임을 만들어 수련관 내 학생들한테 보급해보자’라는 제안은 그야말로 가뭄 뒤에 내리는 단비 같았다.

조순덕 주임은 “학생들한테 이런 게 있다고 알려줬을 뿐인데 아이들이 자료조사부터 디자인까지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라면서 “시제품 탄생은 모두 학생들 덕분”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드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시간은 봉사 시간으로도 인정되지 않아 시간이 금인 대한민국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겐 어쩌면 큰 모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동아리원들은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고 3달에 걸쳐 지난 6월 드디어 천안의 역사를 활용한 ‘천안아! 놀자’ 보드게임이 완성된 것.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천안 역사 활용한 지역 맞춤형 보드게임 

‘지실’ 동아리 친구들이 개발한 보드게임은 그동안 다른 보드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천안시 마스코트 나랑이, 천용이, 안용이 캐릭터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말과 순서를 정하고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 칸만큼 이동해 해당 칸에 맞는 카드를 뽑아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천안의 역사를 주제로 한 보드 판엔 천안 12경과 천안 특산물인 오이, 멜론, 호두가 아기자기하기 배치되어 있고, 천안 시민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유관순 열사, 김시민 장군, 독립기념관 등을 놀이를 통해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동아리 학생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천안아! 놀자’를 보며 뿌듯해하면서도 적은 예산으로 진행돼 보드게임 시판용이 고작 10개뿐 인 것에 대해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보드게임이 활성화돼 더욱 많은 이들이 천안의 역사에 관심 갖길 기대했다. 정식 교사는 아니지만, 센터와 수련관에서 학습 봉사에 참여해 보니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야말로 흥미 유발과 더불어 그로 인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욕구가 높아진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린 친구들이 역사에 흥미 잃지 않길 바라 

‘고등학생들이 만든 게 얼마나 대단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이지 큰 오산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동아리원들은 보드게임 개발을 위해 황금 같은 시간을 투자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철저한 사전조사는 물론이고, 여러 차례 디자인과 시안을 변경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업체와 학생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담당한 조순덕 주임은 아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려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현직 초등학교 교사, 사적관리연구소 관계자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시제품 개발에 힘을 보탰다.

이렇다 보니 제품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지실’ 동아리원들은 범위가 광대한 기존의 역사교육용 보드게임과 달리 천안의 역사와 특색을 담고 있어 우리 지역에 대해 배우는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 연계하면 그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공부를 계속하면서도 ‘역사를 왜 알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보드게임은 저희의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거예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린 친구들이 역사에 흥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역사를 배울 때 ‘천안아! 놀자’를 활용해 공부하면 더욱 좋겠고요(웃음)”라고 덧붙였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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