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산 상주작가랑 뭐 하는지 가보실래요?”
“천안 아산 상주작가랑 뭐 하는지 가보실래요?”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08.06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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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서관상주작가지원사업’ 선정작가 인터뷰 - 아산 박은자 작가 & 천안 유미희 작가

마중물작은도서관, 천안 아산 작은도서관 최초 상주작가 선정…쌍용도서관, 상주작가 사업 3년째 천안 유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0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충남에서는 천안과 아산 각 1곳씩만 상주작가 사업에 선정됐다.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선정된 작가들이, 안정된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문학 창작공간을 갖춘 전국 도서관에 일정 기간 상주하도록 돕고 수요자들에게 문학을 향유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증진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천안에는 상주작가 창작공간을 확보한 ‘쌍용도서관’이 3년째 이 사업에 선정되며 상주작가와 진행한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산은 ‘마중물작은도서관’이 작은도서관 중 처음으로 상주작가 사업에 선정돼 작가의 역량 강화와 시골 마을 문학 활동 확산에 물꼬를 틔웠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잠시 미뤄둔 일정을 이제 활발하게 선보이기 시작한 각 도서관을 찾아 상주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 마중물작은도서관 24시간 개방 “밤에도 언제든 책 보러 오세요” 
박은자 작가, 어르신들 직접 찾아가는 독서문화 서비스 제공

아산시 영인면 신현리 마중물작은도서관은 김광훈 관장이 2004년부터 사비로 책을 사들이고 기증받은 도서를 모아 운영하기 시작한 시골집도서관이다. 2006년 비로소 작은도서관에 등록한 김 관장은 16년 넘게 상당 부분 사비로 충당하며 도서관을 운영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 권의 책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오래전 읽은 책 한 권이 저에게 엄청난 감명을 주었거든요. 많은 사람이 책을 통해 변화하고 바꿔나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관장이 운영하는 곳이라서일까. 자유롭기를 좋아하는 데다 매여서 일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박은자 작가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김 관장의 수고와 노력에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시골 마을에다, 찾아오는 이가 적은 도서관에서 사람 오기만 기다리는 일은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찾아가기로 했어요. 마을 어귀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정자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처음엔 간식을 해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어드리며 낯선 이를 대하는 어르신들의 경계를 풀었어요. 한 번은 마을이 지저분해 보인다며 뜨거운 날씨에도 풀을 베는 어르신들을 도와 몇 시간을 일하고 간식까지 만들어 드렸더니 부쩍 친해졌어요.”

평소 음식 만들어 나누기를 좋아하는 박 작가의 살가움이 어르신들에게 자연스럽게 점수(?)를 땄다. 호응을 끌어낸 박 작가는 ‘내 인생도 쓸 수가 있어!’라는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에게 알렸고 박은자 작가의 입담과 넉살에 호감을 보인 어르신들은 10명 가까이 수강생이 되었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을 구술하면 박 작가가 글로 써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은 삶의 애환을 토해내고 그 이야기가 글이 되는 과정을 겪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을 깊숙이 찾아갔기에 ‘문학의 쓸모’는 이렇게 빛을 발했다.

도서관인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을 리 없다. 현재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 ‘설화야 놀자!’ 프로그램을 열었다. 지난해 설화캠프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박 작가는 아산의 주요설화를 죄다 꿰고 있는 장점을 살려, 또 재미나게 동화를 쓴 경력을 살려 아이들에게 매력만점인 설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좋은 설화가 아산에 있냐’며 굉장히 재미있어해요. 게바위, 청댕이고개, 말무덤 등 숨어있는 설화를 들려주고 설화동화를 읽어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죠. 지금 1차수업을 진행 중인데 2차까지 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어요.”

설화수업은 영인초 신화초 인주초 아이들 14명이 참여해 마중물작은도서관과 영인면 토정관(토정 이지함 선생을 기린 기념관&문화센터)에서 동시 진행한다. 

마중물작은도서관은 24시간 열려 있다.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한 김광훈 관장의 배려이다. 때론 텃밭 수확의 기쁨까지 누리는 마중물작은도서관. 이곳에서 박은자 작가는 자신의 애정을 듬뿍 담은 새롭고 선한 동화를 발간할 예정이다. 

<박은자 작가 프로필>

- 2000년 장편동화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로 ‘크리스챤 신인문예상’ 수상
- 2002년 단편동화 <하늘이의 소원>으로 ‘샘터상’ 수상
- 2007년 성경동화 <박은자 성경동화집>으로 ‘크리스챤 문학상’ 동화 부분 대상 수상
- 2017년~2018년 그림동화집 <은자네 동화책방 첫 번째 이야기 풀이 된 흑장미 미야기(더나은생각)>, <은자네 동화책방 두 번째 이야기-꽃순이(더나은생각)> 출간 등 

 


◆ 쌍용도서관 매월 새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 인기, “기대해도 좋아요” 
코로나19와 환경 생각하게 하는 유미희 작가 신간도서 화제 

쌍용도서관은 매년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천안지역 시민들의 문학 향유 참여활동에 상주작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2018년 김미희 동시 작가, 지난해 정태언 소설가에 이어 올해 유미희 동시 작가를 선정해 ‘작가의 방’을 제공했다. 

유미희 작가는 상주작가 선정 시기와 비슷하게 두 권의 동화 <메뚜기 탈출사건>과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를 출간했다. 그중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0년 이후 우리는 코로나19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세계 팬데믹을 가져온 코로나19는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 깊은 반성의 기회를 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유미희 작가가 출간한 그림책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문장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회용 종이컵을 내가 한 달에 얼마나 쓸까, 1년에는 얼마나? 우리나라 전체는 또 얼마나? 이런 생각이 미치자 내가 너무 환경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이 들었고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전기제품과 일회용품 과사용 등이 마구 상상돼 지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유 작가는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쉽고 절절하게 전하고 싶었다. 그가 쓴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는 짧지만 강렬한 대비로 우리가 지금 무엇을 간과하는지 따끔하게 보여준다. <메뚜기 탈출사건>도 환경에 관련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흥미와 자연에 관한 관심을 키워줄 그림책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쌍용도서관은 8월 한 달 동안 도서관 1층 로비에서 ‘도서관 속 작은 미술관’으로 유미희 상주작가 그림책 원화전을 펼치고 있다. 전시 원화는 가볍게 읽어도 그 느낌이 팍 오기 때문인지 도서관에 대출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아 이벤트 참여도까지 높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벤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함께 만드는 별책전시’로 그림책에 나오지 않은 태어나는 것, 사라지는 것을 2개씩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우수응모자 30명에게 상품을 증정한다. 또 응모엽서를 도서관 로비 기둥에 걸어 방문객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또 하나는 원화와 함께한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선착순 20명에게 상품을 증정한다. 이밖에도 도서관에서 준비한 상주작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기대할만한 것이 많다. 쌍용도서관에 갈 일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나도 시민들을 위해 잘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내가 상주작가가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어떡하면 시민들에게 많은 것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연구하게 돼요.”

유미희 작가는 이미 쌍용도서관 식구들과 시민들을 위한 알찬 계획을 풍성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기획해놨다. 매월 새로운 도서관 특혜를 시민들은 그저 누리기만 하면 된다. 쌍용도서관과 유미희 작가가 바라는 건 바로 그것이다. 


<유미희 작가 프로필>
1998년 「자유문학」에 청소년 시 <바람아래해수욕장> 외 4편 ‘신인상’ 수상
2000년 「아동문예」에 동시 <같이 걷지요> 외 3편 ‘아동문예 문학상’ 수상
2004년 문화예술진흥기금 수혜
2005년 ‘연필시 문학상’ 수상
2006년 ‘오늘의 동시 문학상’ 수상
2008년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수상
2016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등 심사 다수 & ‘길 위의 인문학’ 등 강연 다수
2020년 동화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초록개구리)>, <메뚜기 탈출사건(바우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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