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책 읽기 모임 ‘고전수다방’ 
독립운동가 책 읽기 모임 ‘고전수다방’ 
  • 시민리포터 우연주
  • 승인 2020.07.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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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넘어 불어온 우리의 역사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곳에서 마음이 맞는 인연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결혼 후 타 도시에서 거주하게 되거나, 아이가 커나갈수록 만남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모임을 오랜 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독서동아리 ‘고전수다방’은 이와는 먼 모임이다. 천안의 인문학공동체 산새에서 2015년에 시작돼 매월 1회씩 5~6명이 꾸준히 만나고 있으며, 타 도시로 이사한 회원도 그날이면 찾아온다니, 참 감사한 일이다. 

암울한 시기, 독립을 위한 살아간 이들 기억하기

독서동아리 ‘고전수다방’은 2015년 유득공의 ‘발해고’를 시작으로 고전책 목록을 이어가다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삶을 보냈던 독립운동가의 평전이나 자서전을 통해 그 시대의 상황과 분위기 등을 들여다보는 여정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고전수다방은 ‘백범일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박시백의 ‘35년’ ‘몽양여운형 평전’ ‘안중근 의사 자서전’ ‘약산 김원봉 평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이동녕’ ‘안창호’ ‘조소앙’ ‘이승만’ ‘이회영’ 등과 함께 했다. 회원들이 독립운동가 책 읽기를 계속 원해 올해도 읽고 있다.

동아리 회원 권은정씨는 “이렇게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암울한 시기에 대해서도 막연한 감정만 있었지, 책을 통해 독립운동가 한 명 한 명을 알아가면서 그 시대의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영향이 갔는지 잘 알게 됐다. 우리는 그분들의 이름을 외우기보다 선과 악으로 나뉜 역사 안에서 기억하고 불러 주기 위해서 지금 모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 밖으로 나와 ‘역사의 발자취’ 따라 답사

올해는 독립운동했던 집안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던 ‘서간도시종기’와 우당 이회영의 전기가 담긴 ‘한 번의 죽음으로 천 년을 살다’ 장준하의 항일대장정을 담은 ‘돌베개’로 이야기를 나눴고, 앞으로 ‘의열단, 항일의 불꽃’ ‘심산 김창숙 평전’ 노성태의 ‘다시 독립의 기억을 걷다’라는 책들이 목록에 있다. 

또 고전수다방은 책 읽은 후, 책 속의 인물과 역사를 만나러 가는 답사도 함께 한다. ‘정조책문’을 읽고 수원 화성답사를, 천안YMCA와 함께 유관순 열사 사적지를 다녀왔으며, 이동녕 생가, 서울역사박물관, 경교장, 경성역으로 불린 (구)서울역사 등 역사의 발자취를 직접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전수다방 리더인 이은실씨는 “책을 읽은 후 나눔의 시간도 좋지만, 회원들과 함께 가는 여정은 더 설렌다”며 “답사에서 서로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또, 회원 중에 문화재해설사가 있어 세세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알게 된다. 올해도 답사를 예정했으나, 코로나19로 힘들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은실씨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된 인물들과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 더 알아볼 시간을 가지고 싶다. 올해는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의 독서동아리 지원에 선정돼 회원들과 더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에 열릴 고전수다방 그간의 기록들을 발표하는 간담회로 많은 분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고전수다방 문의 : https://blog.naver.com/lawindy

시민리포터 우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