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동수 지속해서 증가, 2018년 학대 사망 아동 28명
학대 아동수 지속해서 증가, 2018년 학대 사망 아동 28명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6.1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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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언제까지 남의 일이라고 방관만 할 텐가

아동학대·방임 근절되려면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 필요해

5월 초 천안 백석동 한 가정에서 계모는 만9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갇혀있던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을 거두고야 말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아이가 게임기를 고장 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가방에 가둔 것으로 밝혀졌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대한민국 아동학대의 현실 그리고 아동학대가 근절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피해 아동 가족 유형

학대 행위자 대부분이 부모, 학대 장소는 가정 

아동학대는 비단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학대 사건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2018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집계된 전체 신고접수 건수는 총 3만6417건으로 전년 대비 약 6.6% 증가했으며,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총 28명으로 조사됐다. 

2018년에 아동학대로 판단된 2만4604건을 바탕으로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부모 1만8919건(76.9%), 대리양육자 3906건(15.9%), 친인척 1114건(4.5%), 기타 665건(2.7%) 등의 순으로 아동학대 사례 10건 중 7건 이상이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아동학대 발생 장소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1만9748건(80.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중 아동의 가정에서 발생한 학대는 1만9365건(78.7%)으로 드러났다.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과의 관계

아동학대,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 

(사)미래를 여는 아이들 서미정 사무국장은 “체벌을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가정폭력을 남의 집 일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다”라며 “또 아동학대로 신고된다고 해도 처벌이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아동학대로 신고된 건 중에 가장 높게 구형된 건 25년 딱 1건뿐이고, 대부분 5년 미만을 선고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25년형을 구형받은 사건은 지난해 있었던 위탁모 사건으로 위탁모 김 모씨는 15개월 된 아이를 상습적으로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7년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학대 행위자를 대상으로 고소·고발 등의 사건처리 조치한 것은 7988건(32.5%)이었다. 고소·고발이 진행된 경우는 7449건(93.3%)이었고, 고소·고발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처분이 행해진 경우는 539건(6.7%)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신고접수 건수

재발 막으려면 제도 개선이 시급 

2018년 아동학대 중 재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총 2543건, 재학대 아동은 2195명이다. 2018년 재학대 사례는 전체 아동학대의 10.3%에 해당한다. 

얼마 전 천안에서 발생한 가방 감금 사건 역시 재학대였다. 사건 발생 전 계모는 두 차례나 아동학대로 신고된 바 있다. 그런데도 계모는 별 제제 없이 아이를 다시 가정으로 데리고 갔다. 

우리나라에선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모두 분리를 하지 않는다. 사망 전 아동학대로 신고됐을 당시 학대 행위자인 계모는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안 하겠다”라고 반성했으며, 아이 또한 부모와 한집에 살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 행위자의 반성과 학대 아동의 선택에 따라 집으로 돌아간 아이는 불과 한 달여 만에 또 학대를 당했다. 대한민국 아동학대 관련 법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학대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조사한다. 그리고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아동 의사에 상관없이 임시조치, 긴급임시조치, 피해 아동보호 명령 등을 내리게 돼 있다.

서 국장은 아동학대가 근절되기 위해선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절차와 제도가 개선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일부 전문가에 의해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마을 단위의 촘촘한 감시와 보호 체계를 제안했다. 

“아동·청소년 공동생활가정인 그룹홈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어른들로부터 받은 상처로 힘들어합니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학대당하고 방치된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마을에서 주민들이 주변을 좀 더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아동학대와 방임은 줄어들 겁니다. 민간, 단체, 기관의 긴밀한 협력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방임 아동 체크리스트 <(사)미래를 여는 아이들 제공>

용기 있는 행동이 학대·방임 아동을 구합니다! 

아동학대가 늘면서 아동 방임 사건 발생도 늘고 있다. 방임은 아동학대 범죄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1713건에서 2018년 2604건으로 30%가량 늘었다.

가방에 감금됐던 아이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고작 23kg. 또래 남자아이 평균 몸무게가 32kg인 것을 감하면 상당히 마른 체형이다. 아이가 체질적으로 마른 몸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계모와 친부가 한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때 제때 끼니를 챙겨줬을지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의 눈을 피해 탈출에 성공한 아이 역시 깡마른 체형에 발견 당시 잠옷 차림에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다. 이 아이가 부모의 방임과 학대로 벗어나게 된 건 다름 아닌 아이의 행색을 수상히 여긴 시민의 용감한 행동 덕분이다. 

서미정 사무국장은 “체벌이 학대가 아니라는 생각, 가정폭력은 남의 집 일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처럼 시민들 역시 변해야 한다. 학대·방임이 의심된다면 112로 신고하고, 직접 신고가 어렵다면 동사무소나 거주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해도 된다”라고 당부했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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