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네 # 갑질 # 꼴값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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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6.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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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 - 베테랑(2015)

서울 강북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 사건이 있었다. 경비원으로 일했던 최희석씨는 입주민 심 모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음성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심씨는 자신의 차를 최씨가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때렸다. 또,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된 심씨는 경비실 화장실로 최씨를 끌고 가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해 전치 3주 상처를 입힌 혐의도 있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 ‘베테랑’은 SK그룹 최철원씨가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야구 방망이로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고, 맷값으로 2000만 원을 준 것에 관한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만든 영화다. 개봉 당시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공판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영화는 제작진의 우려와 달리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1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갑질’이란 상대 간에 우위에 있는 사람의 행위를 뜻하는데, 세상이 변할수록 갑질의 행태 또한 진화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경비원을 종 부리듯 하고, 백화점이나 마트 고객은 점원을 하대하고, 편의점에 온 손님은 직원에게 반말을 지껄이며 카드나 현금을 내동댕이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아는 게 많을수록 겸손해져야 하고, 가진 게 많을수록 나누고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로마 시대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된 말이다. ‘甲’ ‘乙’ 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상대방이 누가 됐든지 간에 나와 동등한 처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도덕적 의무다. 그리고 그걸 실천하는 당신이 바로 ‘같이’의 ‘가치’를 아는 진정한 ‘베테랑’!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