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프린트' 사진의 묘미 알게 할 전시 
'검 프린트' 사진의 묘미 알게 할 전시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06.17 22: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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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3색 검 프린트’ 도입한 임양환, ‘검 프린트 사진전 - 사진과 회화의 만남’

한국에 처음으로 ‘검 프린트(Gum Print)’라는 사진 연출기법을 도입한 임양환 사진작가가 작품 고별전과 같은 사진전을 개최해 눈길을 끈다. 


임양환 작가는 사진 인화지나 감광물질에 은 성분이 없는 비은염 사진을 최초로 한국에 전파해 새로운 기법으로 완성한 사진작품을 선보인 사진작가다. 


당시 사진 인화지는 은이 첨가돼 감광 능력이 뛰어났으나 변색이나 탈색을 막기 어려웠다. 비은염 사진(Non Silver)은 카본(Carbon), 카브로(Cabro), 오일(Oil), 브롬 오일(Brom oil) 프린트와 함께 회화적인 사진을 추구하는 1860~1890년대에 출현했으며 변색이나 탈색 없이 200년 이상 지속하는 영구성을 자랑한다. 

그는 일본에서 사진공학 석박사과정을 공부할 때 비은염 사진 기법의 하나인 검 프린트 사진작품을 처음 접했다. 그 후 그 매력에 푹 빠져들어 3색 검 프린트 기법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독보적인 사진과 회화의 융합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작품을 꾸준히 작업하며 사진인지 회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현해왔다. 

3색 검 프린트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족히 일주일씩 걸려 작품 완성에 들어가는 수고가 적지 않다. 그래도 임 작가는 “자기만족이면서 나만의 정체성을 나타낼 고유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내가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붓질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보면 고뇌는 사라지고 희열을 느낀다. 이 작업의 오묘한 매력이 나를 계속 발전하게 한다”고 말했다. 

 

3색 검 프린트 작품 다시 보기 힘든 기회 

이번에 여는 전시는 그가 열중한 3색 검 프린트 사진작품을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사진을 목탄지와 판화지에 인쇄해 아라비아 검과 수채화 물감을 섞은 염료로 입힌 뒤 털거나 지워내는 방식으로 몇 단계를 거쳐 완성한 작품들이다. 연도순으로 전시한 누드사진 시리즈는 신비감을 입힌 회화 느낌의 작품으로 임 작가의 설명을 통해 더욱 검 프린트 완성도를 체감할 수 있다. 또 앞으로 집중할 예술세계를 보여줄 작품도 전시하고 있어 사진에 있어서 매우 새로운 기법과 장르를 만나게 된다. 

임양환 작가의 사진들은 최근 들어 더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카메라를 통한 세상을 물리도록 찍어낸 사진작가들이 복고적인 사진에 새로이 마음이 끌리고 정서적으로도 편안한 사진이 회화를 만나 예술로 승화하는 감동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다.

임 작가는 “내 작품들이 사실 어느 수장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장고에 들어가고 나면 이 작품들을 쉽게 볼 수 없을 거 같아 아쉬운 마음에 갑자기 전시를 결정하게 됐다. 전시 기간이 짧지만, 검 프린트 사진이 어떤 건지, 또 사진 기법에 관심이 많은 분이 관람하면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연락하고 방문하면 직접 설명해주겠다”고 밝혔다. 

임양환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국립지바대학대학원 화상공학과 사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가람미술관 전시 등 20회 이상 개인전 교류전 단체전을 진행했으며 천안예술의전당 ‘사진 한 장의 미학’ 등 강연을 지속하며 현재 상명대학교 영상학부 사진영상콘텐츠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간 : 6월 20일(토)까지 (http://blog.naver.com/artspace4)
장소 : 아트스페이스 구운돌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덕전1길 39-3) 
문의 : 010-9815-4621 (방문 시 사전 연락 필수)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