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의 악마!
가족이라는 이름의 악마!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6.09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있슈(Issue) - 룸(2015)

아이가 거짓말을 했단 이유로 계모는 그 아이를 여행용 가방 안에 가두는 벌을 주었다. 나이는 고작 9살. 안타깝게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을 거뒀다.

‘가방 감금’과 같은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3개월 넘게 화장실에 가둬 때리고 굶기며 세제를 부어서 죽인 원영이 사건이 그랬고, 목에 개 목줄이 걸린 채 방치되었던 대구 현준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또, 며칠 전 지나가던 행인에게 구조된 한 아이는 계부에게 학대당해 얼굴엔 멍 자국이 가득했고, 손엔 화상을 입고 있었다. 화상은 프라이팬에 손을 문질러서 생긴 것이다.

‘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작은 방에 갇혀 지내던 24살 엄마와 5살 아들이 탈출에 성공해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에선 엄마가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7년 동안 감금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이야기는 좀 다르다. 친부는 친딸을 가두고 성폭행해 7명의 아이까지 출산하게 한다. 실로 끔찍한 일이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잔인함의 끝은 어디일까.

가방 감금 사건으로 사망한 아이를 향한 계모의 학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아동학대가 접수된 바 있으나, ‘원가정보호제도’ 때문에 부모와 분리되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원가정보호란 아동을 학대한 사람이 학대 아동을 보호하는 제도다.

9살 아이를 가방에 가둬 사망에 이르게 한 건 계모지만, 친부 역시 수차례 아이를 폭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는 바로 가정, 학대자는 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를 고를 수 없고, 아이 역시 부모를 선택하지 못한다. 선택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지켜야 할 의무와 아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는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 가족이라는 미명 아래 끔찍한 학대를 저지르고 있는 부모들이여 지금 당장 학대를 멈춰라! 인간이길 원한다면.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