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학생인권조례’ 뭐가 문제?
‘충남학생인권조례’ 뭐가 문제?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6.09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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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인권 제정 시급 vs 교권침해 될까 우려
지난 8일(월) 천안교육지원청에서 충남 학생 인권 조례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5월 28일(목) 김영수(서산) 의원을 대표로 충남도의원 19명이 충남학생인권조례안을 발의했다.
 
김 도의원은 공청회에서 “충남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평등, 자유, 참여, 교육 복지를 실행 보완하고 실천하기 위한 실행 개념의 규칙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며 학교에서 학생의 권리를 침해받았을 때 이를 구제하고 보장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학생 인권조례 제정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조례 제정이 추진되면서 학생 인권 개선을 위해선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과 교권침해, 정치적 악용, 동성애 조장 등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맞선다. 공청회 후 충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이야기 들어보았다.
 

충남인권조례 제정 때와 마찬가지로 팽팽히 맞서는 찬반 

충남에서 학생 인권 조례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2018년 도의회 반대로 ‘충남인권조례’ 제정이 무산되었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시민사회단체·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팽팽하다. 

청소년·시민단체로 이뤄진 ‘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는 3일(수)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인권조례 제정 추진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학생 인권조례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를 더 두고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면서 인권 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찬반으로 나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꼭 필요한 조례”라고 강조했다.

반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와 일부 종교계에선 조례안 폐지를 촉구하며 “학생 인권 조례안이 학생 개개인의 권리만 강조하다 보니 교원의 교수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방안이 부족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의한 조례안은 학생 자유권, 평등권, 참여권, 교육 복지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52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실현하기 위한 심의기구인 학생인권위 설치와 학생인권옹호관과 학생인권센터를 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인권이 무엇인지 알아야 자기 권리 주장하고, 타인도 존중 
 
충청남도인권위원회 이진숙 위원장은 9일(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적용하는 학칙은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을 아이들이 당연하게 여긴다. 무엇이 인권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타인의 권리도 존중할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 학생들의 기본권은 이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지만, 학교에선 학칙을 정해 머리카락과 복장을 단속하고 개인 소지품인 휴대전화를 수거해간다. 아이들은 이런 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한민국 학교의 현실을 비판했다. 또,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동성애 조장에 대해선 “성 소수자를 이해하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충남교육연대 이상명 사무국장은 “학생들은 하나의 인격체다. 그런데 아이들이 의견을 얘기하면 말대답한다고 하는 교사도 있다. 학년이 어릴수록 이런 일은 더 많이 발생한다. 이런 일이야말로 아이들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수백 개의 세부조항 현장에서 적용하기 힘들어 
 
공청회 당시 패널로 참가했던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 이준권 교사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인권이 높아지는 데 그걸 교사가 왜 반대하겠냐”라며 “다만, 조례 제정안을 보면 세부사항에 제약 사항이 너무 많다. 강제조항과 의무 조항이 수백 개다. 현장에서 이런 조항들을 어떻게 다 일일이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이어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 교사는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강압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교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해버리면 현장에서 학생들 지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교육공동체인 학부모 학생 교사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문구로 조례가 제정되면 찬성할 뿐 아니라 더 많이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청소년기 아이들은 책임보다는 자유를 꿈꾸는 때다. 그런 시기에 학생들에게 성 소수자나 동성애에 대해 교육하면 오히려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이런 건 사회적으로 약속되지 않은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학생 인권조례는 2010년부터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광주·전북 4개 시도에서 제정됐다. 4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 인권조례는 끊임없이 소송에 시달려왔으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학생 인권조례 사항은 이미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충남학생인권조례안’은 19일(금) 교육위원회 집중 심의를 앞두고 있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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